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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K리그, 영상에 눈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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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포항 스틸러스의 외국인 4총사 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왼쪽부터)가 포항 구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서른, 그리고 스틸야드>에서 자신의 이름 앞자를 딴 ‘1588’ 팻말을 들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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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주자 포항, 영상전용TV 개설
스틸야드 30주년 기념 다큐 ‘히트’

인천, 6부작 ‘비상 2020’ 제작 중
대구, 퇴근길 팬사인회 영상 호평
울산 현대, 선수 일상 팬들과 공유

프로축구 K리그는 올해 글과 사진이 아닌 영상에 눈을 떴다. K리그 영상시대는 1부리그 12개 구단이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모두 채널을 개설해 활발히 활동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배분받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이 마케팅 비용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영상 제작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포항 스틸러스는 영상시대의 선두 주자로 불린다. 포항은 기존의 채널(쇠돌이TV)과는 별도로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만 제공하는 포항항TV를 3월 새롭게 개설했다. 이 채널은 홈구장인 스틸야드 개장 30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3부작 <서른, 그리고 스틸야드>가 히트를 치면서 2개월 만에 기존 채널의 절반 가까운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과거 <비바 K리그>에서 명성을 떨쳤던 영상전문 프로덕션인 ‘노고지리’가 만들어낸 이 다큐에선 외국인 선수 4명의 이름 앞글자를 딴 ‘1588’(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이라는 애칭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무된 포항은 아예 송라 클럽하우스에 영상제작팀이 상주하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을 생생한 영상으로 전달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정돈된 영상과 편집을 거쳐 코로나19로 단축된 2020시즌을 정리하는 다큐를 만들기로 했다. 임정민 포항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영상제작팀이 숙소에 살다시피 하면서 촬영한 영상이라 팬들도 좋아해주고 있다”며 “다음 작품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축구 다큐의 원조인 인천 유나이티드도 영상시대에선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다. 2006년 영화 <비상>을 극장에 내걸어 큰 화제를 모았던 인천은 올해 <비상 2020>이라는 이름으로 6부작을 제작하고 있다. ‘원조 비상’은 인천의 창단 2년차 K리그 준우승 과정을 조명해 당시 다큐 영상 관객 신기록을 세웠다. 새로운 비상은 고품질 영상이 만들어낼 속편으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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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영상 플랫폼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는 대구FC 치어리더들(왼쪽 사진)과 성남FC의 선수들. 각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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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빚어진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의 생존법으로 ‘1일 1영상’을 선택한 구단들도 있다.

울산 현대는 MBC의 인기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를 벤치마킹한 ‘쉬면 뭐하니?’로 선수들의 일상과 감춰졌던 재능을 팬들과 공유하고 있다. 또 팬들이 현장을 찾을 수 없는 무관중 시대에 발맞춰 ‘집관 가이드’와 구단 신입사원의 일상을 보여주는 ‘강한의 하루’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진다.

지난해 축구의 봄날을 이끌었던 대구FC는 K리그 퇴근길 팬사인회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영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구 팬들이 마스코트 인형(빅토·리카)을 구입해 관중석에 앉히면 추첨을 통해 대구 선수단과 5분간 영상통화를 진행하는 게 인기를 모은다. 치어리더들과 함께 ‘집관’ 인증샷을 공유하는 ‘안방에 대팍 배송’과 마스코트를 적극 활용하는 ‘리카TV’로 영상 시대의 지분을 높여가고 있다.

영상을 통해 얻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성은 이미 확인하고 있다. 이에 각 구단들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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