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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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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분노+흥행 악영향…FC서울 역대 최고 1억원 징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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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7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 마네킹이 관중석에 설치되어 있다. 2020. 5. 17.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리얼돌’ 논란을 일으킨 FC서울이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재금으로는 역대 최고 징계를 받았다.

프로축구연맹은 2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서울 구단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서울은 지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K리그1 2라운드 경기에서 관중석에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설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상벌위는 상벌규정의 유형별 징계기준 제10조에 따라 서울이 K리그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하였다고 판단해 제재금 1억원을 부과했다.

서울은 지난 2016년 전북 현대가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 받은 제재금과 동일한 징계를 받았다. 당시 전북의 경우 승점 9점 삭감 징계가 동반된 점을 감안해도 징계 수위가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종권 홍보 및 법무팀장은 “직접적으로 비교한 사안은 아니다. 성격은 많이 다르다. 승부조작은 스포츠 본질을 해친 부분이다. 승부조작의 경우 제재금도 있었지만 승점 삭감도 동반됐다. 이번 사건은 국민적 공감대, 특히 성 상품화에 대한 점이라 더 중대했다”라는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상벌위는 이번 사건을 마케팅 규정 19조(금지광고물) 위반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초 연맹은 리얼돌을 설치한 외부 업체가 상품을 통해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노출한 점을 고려해 마케팅 규정 위반 여부를 따지겠다고 했다. 마케팅 규정을 위반하면 승점 삭감 징계까지 받을 수 있는데 서울은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이 팀장은 “광고물은 현행 마케팅 규정 내에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열거 조항이 있는데 현 규정으로는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A보드나 전광판을 통해 노출되지 않아 적용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신 “광고 유사행위를 막을 규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규정을 보완을 통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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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상벌위가 역대 최고 제재금을 부과할 정도로 강한 징계를 내린 배경에는 사건의 파급력이 있다. 이번 사건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집중 보도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를 비롯해 전 세계 언론에서 조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K리그가 큰 관심을 받는 상황이라 파장이 더 컸다. 국내외에서 K리그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단순히 서울만의 일이 아닌 K리그 전체의 일로 치부될 여지가 있는 것도 문제였다. 이 팀장은 “일반 상식, 성 감수성과 너무나 동떨어진 행위들이 종합돼 발생했다. 그 점을 크게 고려했다. 최근의 사회적 인식, 눈높이가 엄격해졌는데 서울은 이 사안을 쉽게 생각한 것 같아 높은 수위의 징계가 결정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K리그는 팬 확장성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K리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여성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10~20대 여성의 경우 구매력과 팬덤이 강해 흥행에 큰 도움이 된다. 프로야구의 경우에도 젊은 여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흥행에 불이 붙었다. 이를 위해 연맹은 물론이고 각 구단은 여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마케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됐다. 리얼돌은 특히 여성 사이에서는 거부감을 일으키는 물건이다. 게다가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인식을 심을 우려도 있다. 성인용품이 설치된 K리그 경기장을 환영할 부모는 많지 않다. 자칫 흥행에 방해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 팀장은 “K리그가 전 국민적으로 사랑 받아야 하는 스포츠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가족 단위 팬의 눈높이에도 맞춰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그런 부분을 갖추지 못한 리그라는 이미지가 발생했다. 그런 면에서 사안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서울 구단이 성 감수성을 예민하게 인식하지 못한 점에서 수위 높은 징계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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