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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구창모부터 이민호까지…시즌 초반 영건 선발투수가 뜬다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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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구창모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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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선발 마운드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2020시즌 KBO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5일 개막해 각 팀마다 14경기에서 15경기를 치렀다.

경기 수가 쌓여가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선발투수들의 초반 성적표가 나오고 있다. 흥미롭게도 각 팀의 영건 선발투수들이 성적표 상단에 자리했다.

현재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부터 7위까지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고 모두 만 25세 이하 선발투수(구창모, 배제성, 김민우, 최채흥)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톱10에 20대 선발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변화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구창모(NC 다이노스)다. 1997년생인 구창모는 지난 시즌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으며 자신의 잠재력을 알렸다. 그러나 허리 부상과 함께 시즌을 조기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2020시즌 허리 부상을 말끔히 털어내고 온 구창모는 구위와 경험을 더해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150km를 육박하는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배합하며 시즌 3경기 동안 2승 평균자책점 0.41(리그 1위)을 기록 중이다.

구창모는 특히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피칭으로 최근 두 경기 연속 8이닝을 던지며 뛰어난 이닝 소화력을 과시했다. 이런 활약에 구창모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이을 차세대 KBO리그 좌완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NC의 이동욱 감독은 21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구창모가) 20일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지난 경기에 이어서) 연속 8이닝을 던져주면서 팀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구단에서 국내 에이스가 나온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토종 에이스의 등장을 반겼다.

좌완에 구창모가 있다면 우완 에이스로는 배제성(kt wiz)과 김민우(한화 이글스)가 있다. 구창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데뷔 첫 두 자리 승수(10승)를 기록했던 배제성은 시즌 초반 1승 평균자책점 0.89(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주무기인 낙폭 큰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그동안 가능성만 보여줬던 김민우도 이번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지난 6일 시즌 첫 등판에서 롱릴리프로 출전해 4.1이닝 3실점을 기록했던 김민우는 이후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14이닝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다.

김민우는 특히 본인의 주무기인 낙차 큰 포크볼을 바탕으로 삼진 19개(리그 5위)를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평균자책점도 1.96으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이 외에도 평균자책점 7위(2.65)인 최채흥(삼성 라이온즈)은 삼성의 선발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슈퍼루키' 소형준(KT)과 이민호(LG 트윈스)는 뛰어난 구위를 드러내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스타트는 '괴물 신인' 소형준이 끊었다. 소형준은 지난 8일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 역대 8번째 프로 데뷔전 승리였다.

기세를 탄 소형준은 1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140km 후반대의 포심 패스트볼과 140km 중반대의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배합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나타냈다.

소형준은 비록 21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5.1이닝 8실점 난조를 나타냈지만 두산, 삼성전의 결과만으로도 그의 잠재력을 널리 알리며 KBO리그 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소형준이 슈퍼루키로서 진면목을 나타내자 '비밀병기' 이민호(LG 트윈스)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LG 류중일 감독은 지난 17일 "다음주 선발 로테이션에 비밀병기를 투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 비밀병기는 신인 이민호였다.

이민호는 21일 삼성과의 경기에 등판해 5.1이닝 동안 1피안타 만을 내주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최고구속 151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밑에서 위로 솟구치는 라이징 패스트볼 형태로 움직임을 가져가며 삼성 타자들을 제압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민호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르게 꺾이는 140km 초반대의 커터와 커브, 포크볼을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2회말 무사 1루에서 빠른 견제 동작으로 이학주를 견제사로 잡아내 주자 있는 상황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랫동안 팀내 선발투수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던 LG는 이민호의 호투로 한 줄기 희망을 얻게됐다.

KBO리그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등장한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이후 이렇다 할 신예 선발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2010년대 들어 빠른 패스트볼을 앞세워 높은 잠재력을 갖췄던 유망주들을 선발투수보다는 불펜투수로 기용하는 일이 잦았고 이후 혹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사이 KBO리그에 젊은 선발 투수들은 씨가 말라갔다.

그러나 2020시즌 초반은 다르다. '좌완 에이스' 구창모부터 '슈퍼루키' 이민호까지 KBO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영건 선발투수들이 올 시즌 마지막까지 어떤 성적표를 기록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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