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은 지선우 ‘김희애’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품었지만 뽀뽀 한 번 못해보고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부부의 세계’ 정신과 의사 김윤기도 쓰라린 아픔이 있는 이혼남이었다. 전사가 생략돼 혼자가 된 사연은 알 수 없었지만, 이무생은 나름의 상상력을 갖고 연기했다.
“그게 지선우와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아픔을 갖고 있는 지선우를 바라보면서 또 다른 치유를 하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지선우’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뽀뽀 한 번 못해보고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병원으로 다시 돌아온 지선우와 눈 한 번 찡긋하는 게 전부였을 뿐, 그 다음은 시청자의 몫이었다. 이무생은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이것처럼 핑크빛이고 싶습니다”라며 테이블 위에 있던 딸기라떼를 들어보였다.
“어떤 분들은 고백도 못하고 답답하다 하셨을지 모르지만, 김윤기로선 그게 맞는 거 같아요. 저라면 시원하게 고백해볼 생각을 가졌겠지만, 김윤기는 지선우의 아픔을 알고 있기에, 짐이 될 수 없었기에 옳은 일인가를 생각했던 거죠. 정신과 의사니까 마음을 보듬어주고 기다려야 했어요, 그러니까 2년이란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던 거고.”
김희애의 오랜 팬이었다는 그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촬영장에 갔는데, 그냥 지선우가 있더라. 한마디 말이나 어떤 액팅 보다 그냥 지선우로 있어준다는 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극중에서 못다한 한마디는 현실에서 풀었다. ‘부부의 세계' 마지막회가 방송된 후 메이킹 영상에서 이무생이 김희애를 포옹하는 장면이 공개돼 시선을 모았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선배님과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포옹을 청하게 됐다. 메이킹에서나마 선배님을 안은 걸로 만족하겠다”며 웃어 보였다.
이무생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실제론 태권도 합기도 2단인 운동광이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
‘부부의 세계’에 등장한 부부 중엔 온전한 부부가 없었다. 오죽하면 ‘나 혼자 잘 사는’ 설명숙(채국희 분)이 진정한 위너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배우이기 전에 아이 둘을 둔 아빠, 남편 입장에서 본 ‘부부의 세계’는 어땠을까.
“아내와 이 드라마를 보면서 혹시나 말다툼이라도 벌일까 싶어 슬쩍 자리를 피하기도 했는데, 누군 이 드라마를 보고 ‘결혼해야 돼? 말아야 돼?’ 한다지만, 반대로 저렇게 해도 사는데 ‘우리는 더 행복하게 살면 돼’ 하는 기준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꿋꿋하게 희망적으로 살아간다면...평온한 상태라면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2006년 영화 ‘방과후 옥상’으로 데뷔한 이무생은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의 김차장,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강변호사로 얼굴을 알렸고, 영화와 드리마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지난해는 tvN ‘왕이 된 남자’, MBC ‘봄밤’, tvN ‘60일, 지정생존자’, tvN ‘날 녹여주오’까지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입지를 굳혔다.
주로 악역을 많이 했지만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선한 캐릭터의 매력을 새삼 만끽하기도 했다고 한다. “악역은 연기하는 재미가 있지만, 또 선한 역은 그만의 매력이 있다. 시청자들이 선한 등장인물을 바라봐 주고 동화되어서 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준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바닷가 신은 그에게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바닷가에 몸을 내던진 지선우를 필사적으로 구한 후 “울어요, 울어요, 마음껏 울어요” 했던 장면에 시청자도 울었고, 그도 울었다.
“아, 그 장면요? 연기고 뭐고 그냥 몸이 먼저 반응했죠. 이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그 장면에서 많은 분들이 우셨다고 하는데, 제 연기에 반응해주는 경험을 하게 되니 감개무량했어요. (연기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받는 칭찬이나 사랑은 덤이라고 생각해요. 이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크든 작든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버텨온 힘이기도 했고요. 저도 기억 못하는, 오래 전 한 작품에 역할까지 알고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계셨는데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래서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해야겠구나 싶었고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주신 사랑을 잊지 않는,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보여준 세상 달콤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론 태권도 합기도 2단인 운동광인 이무생. 다음 작품에선 ‘식스팩’이라도 볼 수 있는 걸까.
“차기작요? 이 분위기를 이어 로맨틱코미디물도 하고 싶지만, 이번엔 서로 교감하는 쌍방향 사랑이었음 해요. 하하. 그리고, 제가 몸쓰는 걸 워낙 좋아해서 액션물도 욕심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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