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태원 쇼크]⑤ 가요계 '또 흔들'…긴장의 고삐 '바짝' 조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요계가 이태원 클럽 발(發) 쇼크에 흔들리고 있다.

황금 연휴를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클럽들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확산하면서 연예계가 또다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위축된 시장 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영화계와 가요계가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는 가운데 한쪽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한 연예인들을 향한 비난 여론도 거세다.

잠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며 대면 행사로 전환하려던 가요계 행사들이 비대면으로 태세를 바꾸었다. 걸그룹 밴디트는 13일 미니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온라인 중계로 바꿔 진행했다. 보이그룹 '몬스타엑스'도 26일 온라인 쇼케이스로 컴백 무대를 알린다. 이달 말 전국투어에 돌입하려던 미스터트롯의 공연 일정도 잠정 연기됐다.
아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태원 방문 소위 '이태원 아이돌' 비난 화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이달 초 황금연휴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가수 박규리와 같은 시기 강원도 양양시의 한 클럽에서 공연한 그룹 위너의 송민호를 향한 비판 여론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각각 소속사를 통해 부주의한 행동을 사과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들이 클럽에서 춤추는 영상과 사진이 빠르게 퍼지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그룹 카라 출신 박규리는 지난 2일, 용인시 66번 환자(20대 남성)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킹클럽’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난 것. 클럽에서 박규리는 카라 노래가 나오자 무대로 나와 춤을 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규리는 즉각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언행 불일치’로 더욱 비난받았다. 박규리는 지난 3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스크 1만장을 기부하는 선행을 펼쳤다. 특히 이태원 클럽을 가기 며칠 전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생각이 많은 밤이다. 다들 이 시국을 잘 견뎌내고 어서 빨리 건강히 만났으면 좋겠다”며 홈트레이닝 인증 사진을 올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독려하더니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자마자 클럽을 출입하는 앞뒤가 안 맞는 행실로 대중의 분노를 불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반한 연예인은 더 있었다.

지난 2월 말 마스크 1만장을 기부했던 그룹 위너의 송민호도 지난 3일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클럽을 찾았고 즉석 공연을 펼쳤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송민호가 지인들과 개인적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티스트가 개인위생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각별히 당부하겠다”고 사과했다.

더 나아가 소위 '이태원 아이돌'로 불린 방탄소년단 정국, 세븐틴 민규, 아스트로 차은우, NCT 재현이 다행히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태원에 방문했다는 이유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1997년 소띠 멤버들인 이들 넷은 지난 4월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음식점과 유흥시설 2곳을 돌아다닌 걸로 알려졌다.

결국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서울과 수도권에서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현재의 지역사회 감염을 방역 및 보건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여져 놀란 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공인인 아이돌 멤버들로서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8일 해당 멤버 중 한 명인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2018년 수여한 문화훈장을 박탈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각기 '집사부일체' '인기가요' 등에 고정 출연 중인 차은우와 재현에게도 하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4인에게 뿔난 민심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자가당착'에 대중과 팬들의 무너진 신뢰는 좀처럼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캠페인에 참여했던 진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높은 영향력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노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이들이 이율 배반적 행동으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다.

아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성소수자 홍석천·하리수 '진단검사 독려'

이태원 연예인은 더 있었다. 지난 20일 배우 이민정과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이주연, 티아라 효민, 전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 배우 김희정, 의류 및 코스메틱 브랜드 임블리 대표 임지현 등이 최근 유명 인사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초 해당 모임이 이태원에서 열렸다고 알려졌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청담동에서 진행됐으나, 전 사회가 자체적으로 거리두기를 실천 중인 가운데 유명인들이 모임을 가진 것 자체가 경솔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민정과 효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헌하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던 만큼 칭찬이 비난으로 바뀌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또 신천지 코로나 사태에 쓴소리를 했던 홍석천이 성 소수자들의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태에 침묵한다며 비난을 받자 결국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태원의 몇몇 클럽이 성소수자가 주로 찾는 곳이라는 점을 일부러 문제 삼은 일부 누리꾼이 커밍아웃한 방송인 홍석천을 향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탓이다. 이에 홍석천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라고 운을 뗀 뒤 ‘성 소수자들이 ‘아우팅(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하리수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태원 클럽과 인근 방문자(4월 30일~5월 5일) 증상 없어도 진단검사 꼭 받으세요’란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올려 ‘나 하나쯤이야 하고 생각 마시고 모두를 위해서 진단검사 꼭 받으세요’라고 적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현재 공인으로서 연예인들의 책임 있는 행동이 더욱 필요시되는 시점이다.
장윤정 기자 linda@ajunews.com

장윤정 linda@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