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적생 김지완 보상으로 현금 5억6000만원 선택
올해 초 구단 매각설 돌아…8년 전, 연맹으로부터 20억원 지원받아
[서울=뉴시스]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사진 = 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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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선수 이적이 활발한 축구에서 유망주를 키운 뒤, 빅 클럽에 높은 이적료로 팔아 수익을 남기는 구단을 '셀링클럽'이라고 부른다. 이 돈으로 다시 유망주를 발굴하고, 구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자유계약(FA)을 통해 팀을 떠난 가드 김지완(30)의 보상으로 돈을 선택하면서 '셀링클럽'의 행보를 예고했다.
전자랜드는 21일 전주 KCC로 이적한 FA 김지완에 대한 보상으로 현금 5억6000만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FA 규정에 따르면, 전 시즌 보수 30위 이내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 선수(보호선수 4명 제외) 1명과 전 시즌 보수의 50% 혹은 전 시즌 보수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김지완은 전 시즌 보수 총액이 2억8000만원으로 30위 이내에 들었다. 선택권을 가진 전자랜드가 선수 대신 돈을 선택한 것이다.
전력 누수를 우려해 보상 선수를 지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자랜드는 달랐다.
구단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운영비의 일부를 충당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자랜드는 올해 초부터 운영 포기, 매각 관련 뒷이야기가 무성했다. 복수의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오르내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심각해지면서 이런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유도훈 감독의 재계약 발표가 늦어진 점도 전자랜드의 어려움을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다. 보통 FA 시장이 열리기 전에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전자랜드는 FA 1차 협상이 끝난 지난 15일 유 감독의 2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또 전자랜드는 핵심 선수의 트레이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영입 구단에 추가로 현금을 받겠다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전자랜드 떠나 KCC 유니폼 입은 김지완 (사진 = 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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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을 최소 70% 이상 소진해야 하는 규정이 사라졌기 때문에 선수를 보내고 돈으로 받아도 큰 무리는 없다.
전자랜드가 보상 선택을 앞두고 "(KCC가 꺼낸) 보호선수 명단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고 했지만 선수가 아닌 돈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배경이다.
전자랜드는 2012~2013시즌을 앞두고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존폐 기로에 선 적이 있다. 당시 KBL은 선수들의 몸값에 해당하는 20억원을 지원해 운영을 도왔다.
무이자로 8년이 지났으나 1원도 갚지 않았다.
지난 2018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출신으로 재무통인 이정대 총재가 취임하면서 연맹 결손금 보전이 이슈로 부상했고, 이 과정에서 전자랜드의 20억원 상환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를 벌였다.
전자랜드 측은 "구단 매각시 인수 구단에서 KBL에 20억원을 갚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끈끈하고 포기하지 않는 팀컬러로 잔잔한 감동을 전했던 전자랜드. 당분간 '셀링클럽'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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