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2 대 0 앞섰는데 승리 확률 ‘21%’…‘AI’인가 ‘안티팬’인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리그 중계 인공지능 ‘황당 예측’ 논란…업체 “진화 중”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축구데이터 전문업체 팀트웰브가 개발한 인공지능(AI)이 TV중계화면에서 실시간 승리 확률을 전달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JTBC 중계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축구데이터 전문업체 팀트웰브는 최근 축구팬들의 거센 비판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올해 K리그 뉴미디어 TV중계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특정 경기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가 노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대구FC전. 전북이 2-0으로 앞서 있는데도 팀트웰브의 AI일레븐이 진단한 전북의 승리 가능성은 21%에 불과했다. 무승부로 끝날 확률은 무려 63%에 달했고, 거꾸로 대구가 역전승을 거둘 가능성은 16%밖에 안 됐다. 경기 종료까지 추가시간을 감안해도 20분 남짓뿐이었다. 누구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일부 팬들은 중계화면 댓글창에 “AI가 아니라 대구 팬이냐?”는 의견을 쏟아냈다.

결국 팀트웰브도 AI일레븐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일부 수정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AI일레븐은 슈팅과 점유율, 득점, 프리킥과 코너킥, 파울, 퇴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승리 확률을 진단한다. 나머지 경기들에선 이 부분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전북-대구전에선 무의미한 볼 점유율이 엉뚱한 예측을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2-0으로 끝났다.

팀트웰브 관계자는 “덴츠와 데이터 아티스트까지 3사가 지난해 4월 공동 개발을 마친 AI일레븐이 태어난 지 갓 돌을 넘긴 신생아라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다행히 팀트웰브는 이번 사건으로 홍역을 앓았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다. AI일레븐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판단을 내리는지 축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다. AI일레븐의 데뷔 무대였던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TV 중계에서도 이루지 못했던 소득이다.

AI일레븐이 인공지능에 꼭 필요한 학습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아직까지는 승률을 예측하는 게 전부지만 이미 볼 점유율과 유효 공격률(슈팅을 포함해 실제 유효한 공격 횟수)까지 분석할 기반을 다졌다. 앞으로는 TV 중계에 꼭 필요한 데이터 분석을 AI일레븐이 대체하는 큰 그림까지 그려가고 있다.

팀일레븐 관계자는 “아직 AI일레븐은 2017년부터 분석한 K리그와 축구대표팀의 A매치 경기, 일부 J리그 등 500여경기만 학습한 상태로 빅데이터가 중요한 인공지능의 특성상 성능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