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 테니스 대표 스타
비판 일자 “진의 왜곡” 항변
실언 책임진 방송인과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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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남자테니스의 대표 스타인 존 이스너(세계랭킹 21위·사진)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비판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스너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위대가 거리에서 노숙인들의 소유로 보이는 물건들을 불태우는 동영상을 올리며 “저런 일을 하면서 환호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모두 체포해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스너는 미국 워싱턴의 세인트존스 교회가 시위대에 의해 불타고 있는 뉴스 영상도 링크하며 “세인트존스 교회는 205년의 역사가 있는 (워싱턴의) 랜드마크이자 휴식처”라며 “정말 한심하다. 저 무정부주의자들을 당장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자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10위·일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사건이 일어난 후 첫 1주일간은 유령처럼 있다가 시위대의 약탈을 갖고 시시각각 자신의 느낌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대상이 누구인지는 지목하지 않았으나 오사카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그중 한 명이 이스너”라며 힘을 실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스너는 자신의 뜻이 왜곡됐다며 항변 중이다. 한 누리꾼이 댓글로 “왜 당신은 흑인의 부당한 죽음보다 이 상황에 더 분노하느냐”고 지적하자 이스너는 다시 댓글을 달아 “플로이드의 죽음보다 이런 시위에 더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행동들이 지독하게 잔인한 방법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어서 화가 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르고 한 말에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이스너의 말은 단순 궤변으로 들린다. 미국프로농구(NBA) 새크라멘토 킹스 중계를 1988년부터 30년 넘게 해 온 스포츠 캐스터 그랜트 네이피어는 최근 SNS를 통해 전 NBA 선수 드마커스 커즌스로부터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모두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답했다가 구설에 올라 스스로 모든 직에서 물러났다. 현시점에서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는 말에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ALM)’고 할 경우 인종차별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네이피어는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표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내가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고 말했을 때 그것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표현이 가리키고자 하는 것에 반대되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들이 미국을 더 좋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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