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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사례로 다시 불붙은 국대 지도자 자격증 논란, 해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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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2018년 파주NFC에서 열린 P급 지도자 강습회 장면.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최근 축구계는 이동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과정 이수가 이슈로 떠올랐다. 이동국이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인데다 현역 프로선수가 시즌 중 지도자 강습회에 참여하는 것이 이례적이라 반응이 뜨겁다. 게다가 이동국의 사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대표 지도자 공인 자격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이동국이 프로 경기까지 결장하면서 지도자 라이선스를 취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 라이선스를 따도 국가대표팀 벤치에는 앉지도 못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평행선을 달리는 체육회와 축구계

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는 지난 5일 제46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개정안을 심의 및 가결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국가대표 지도자로 선발되기 위해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이상 자격증 소지가 전제돼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프로스포츠 5개 종목은 특성을 고려해 유예기간을 두고 2023년 1월부터 해당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개정안은 이사회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체육회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 등 관련 단체와 규정 적용을 위한 충분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와의 대화를 언급한 이유는 두 단체가 바라보는 국가대표 지도자 공인 자격에 대한 인식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체육회가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개정을 추진하자 프로스포츠인 축구계와 야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과 AFC 주관의 국제적인 지도자 자격증 시스템이 갖춰진 축구계의 경우 국민체육진흥공단 주관의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취득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강하게 제기됐다. 이동국이 참가하고 있는 A급 라이선스의 경우 4주간의 교육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유소년을 가르칠 수 있는 C급부터 K리그 사령탑에 오를 수 있는 최상위 P급까지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최소 8~9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축구계에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격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자격증을 취득하라는 것은 불필요한 절차라고 맞서고 있다.

◇해법은 없나

체육회가 국가대표 지도자에게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범죄경력조회를 위해서다. 최근 체육계는 대표팀 내 성범죄, 음주 사고 등이 연이어 터졌다. 지난 2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체육회는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1년에 한 번씩 결격사유(범죄경력조회) 확인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범죄 경력이 있는 지도자들을 걸러낼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든 것이다. 범죄경력조회의 필요성으로 인해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해야한다면 대안을 강구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로스포츠 종목의 경우 국가대표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각 종목단체에서 해당 인원에게 범죄경력조회를 요구해 체육회에 제출하는 방법이다. 축구의 경우 각 급 지도자 강습회 기간에 체육회에서 추천한 강사를 초빙해 범죄와 비리 예방을 위한 교육을 받는 방법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관 기관의 협의가 가능하다면 FIFA나 AFC의 B급 또는 A급 라이선스 취득시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증을 함께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체육회는 형평성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다른 종목들도 국제연맹에서 주관하거나 발급하는 지도자 자격증이 존재하지만 그와 별도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것이다. 다만 체육회도 축구가 타 종목에 비해 지도자 자격증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체육회는 최근 야구계가 개정된 국가대표 지도자 공인 자격을 받아들이기로 해 축구계의 전향적인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 체육회와 축구계는 이 사안을 두고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해법을 어떻게 찾을지는 두 단체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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