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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70타는 깨고 봐야죠…골프퀸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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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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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김효주(25·롯데)는 코로나19로 인해 올 시즌 대부분을 국내에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3개월간 '코로나 휴식기'에 체력을 키우고 스윙 교정을 완벽하게 한 결과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효주뿐만이 아니다. 평소 같았으면 10개월 이상 진행되는 긴 시즌 때문에 여유 있는 스윙 교정과 체력 단련은 꿈도 못 꿨을 선수들이 뜻하지 않은 휴식기에 제대로 재정비한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 덕분에 한 라운드에 기본 4~5언더파 이상은 쳐야 하는, 우승하기 가장 어려운 시즌이 되고 있다.

특히 선수 기량을 볼 수 있는 '평균 타수'에서 역대급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 시즌에 한두 명도 나오기도 어려운 '60대 타수'가 무려 8명이나 나왔다. 물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현재와 같은 기량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이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최다 인원 60대 타수'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프로골퍼들 사이에 '60대 평균 타수'는 1위를 상징한다. 1년 내내 가장 꾸준한 성적을 거둬야 하기 때문이다.

역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에서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단 세 명. 2006년 신지애가 평균 69.72타로 사상 첫 '60대 타수'를 기록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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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박성현이 69.64타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다시 60대 타수 골프퀸이 됐다. 이어 '핫식스' 이정은이 2017년(69.80타), 2018년(69.87타)에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60대 타수 골프퀸에 올랐다. 단 한 번도 2명 이상 60대 타수 선수가 나온 적 없는 KLPGA 투어. 하지만 올해는 심상치 않다. 30일 현재 김효주가 68.3333타로 평균 타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뒤를 이어 이소영(69.2609타) 박민지(69.3타) 오지현(69.55타) 최혜진(69.7368타) 배선우(69.75타) 임희정(69.7826타) 이정은(69.9375타) 등 무려 8명이나 60대 타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타수 1위를 달리던 조아연보다 2.5타 이상 줄어들었다. 또 장하나와 이소미도 각각 70.16타, 70.30타를 기록하고 있어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면 60대 타수 진입도 가능하다.

버디 기회를 잡는 '그린적중률'도 세계 정상급이다. 2010년부터 KLPGA 투어에서 '그린적중률 80% 돌파'에 성공한 선수는 단 세 명. 2010년 이보미(81.41%), 2018년 최혜진(81.20%), 이소영(81.10%), 그리고 지난해 최혜진(82.63%)뿐이다.

하지만 올해 김효주의 그린적중률은 역대 최고다. 무려 84.0278%나 된다. 이 밖에 장하나 83.642%, 최혜진 83.33%, 박민지 82.22%, 오지현 80.27% 등 5명이 '그린적중률 80%'를 넘어섰다. 또 그린적중률 9위 이정민(79.41%)까지 4명이 79%대 그린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치열한 샷 경쟁에 우승 스코어도 확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첫 경기였던 KLPGA 챔피언십과 이어진 E1 채리티오픈 우승 스코어는 17언더파. 또 제주에서 열린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은 18언더파였다. 한국여자오픈에서도 6년 만에 두 자릿수 언더파를 친 선수가 두 명이나 나왔고 유소연이 12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선수들이 선전한 비결에는 충분한 체력 훈련을 통한 비거리 증가와 스윙 교정이 있다. 김효주는 "작년에는 거리가 너무 나오지 않아 힘들었다"며 "하지만 올해 충분하게 체력 훈련을 하고 근육을 키워 부드러운 스윙을 유지하면서도 멀리 칠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심히 근육을 키워 놓으니 부드럽게 쳐도 드라이버 거리가 15야드가량 늘었다. 아이언샷도 한 클럽 정도 거리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토종 골프퀸' 최혜진도 충분한 훈련 시간을 통해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최혜진은 "결정적 순간에 나오던 실수가 이젠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스윙 교정에 대한 효과를 기대한 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퍼팅도 눈에 띄는 훈련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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