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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늘 쾌활했던 뷰캐넌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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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일 SK전이 끝나고 TV 수훈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는 뷰캐넌. / TV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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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익살맞던 데이비드 뷰캐넌(31·삼성)이 눈물을 훔쳤다. 1일 대구 SK전에서 데뷔 10경기 만에 완투승을 거둔 뷰캐넌은 TV 수훈 인터뷰에서 대구 생활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국 생활에 매우 만족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가 몸이 안 좋아져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아들 브래들리도 같이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아내와 아이가 한국 생활을 참 좋아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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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 도중 뷰캐넌이 가족에게 쓴 편지를 보여주는 장면. / TV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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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코로나 사태로 떨어져 있었던 뷰캐넌 가족은 최근 자가격리까지 감수하며 재회했다. 뷰캐넌은 지난달 경기 도중 카메라가 더그아웃에 있던 자신을 비추자 가족에게 ‘러브 레터’를 띄우기도 했다. 뷰캐넌이 든 종이엔 ‘안녕~ 허니. 사랑해. 날 대신해 브래들리를 꼭 안아줘. 곧 봐’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 가족과 다시 이별을 해야 한다는 점이 뷰캐넌을 눈물짓게 한 것이다. 아내 애슐리와 아들 브래들리는 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하지만 그는 프로였다. 가족 문제로 마음이 아픈 가운데서도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뷰캐넌은 이날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삼성은 뷰캐넌의 호투에 힘입어 SK에 7대1로 승리했다. 투구 수는 112개. 그는 이 경기는 자신이 마무리하고 싶다며 9회 등판을 자처했다. 포수 강민호에게도 함께하자고 부탁했다. 그리고 9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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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무술 동작을 취한 뷰캐넌. 그는 삼성 더그아웃의 알아주는 분위기 메이커다. / TV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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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캐넌은 항상 왁자지껄한 삼성 더그아웃에서도 알아주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더그아웃을 비추는 카메라를 자신의 전용 카메라로 활용한다. 난데없이 ‘바나나 먹방’을 하기도 하고, 카메라를 향해 태권도 동작을 취하기도 한다.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대며 잘생긴 얼굴을 함부로 쓰기도 한다.

늘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줬던 뷰캐넌은 가족이 떠난 뒤에도 더그아웃에선 쾌활한 모습으로, 마운드에선 듬직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팬들은 기대한다. 가족이 떠날 것을 알고도 최고의 피칭으로 완투승을 거둔 1일처럼 말이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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