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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꼰대인턴' 김응수의 쿨한 인정 "젊은이들이 훨씬 나아, 영탁 노래 감탄" [엑's 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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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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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박해진과 함께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커플상의 강력 후보로 떠올랐다.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갑을 체인지 복수극을 유쾌하게 완성했다.

김응수는 꼰대 부장이었다가 퇴직 후 자신이 괴롭히던 부하 직원 가열찬(박해진 분) 밑에서 혹독한 직장생활을 한 시니어 인턴 이만식으로 열연했다. 처음에는 악연으로 만났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미묘한 케미를 발산하며 재미를 줬다.

“지금도 너무 쓰려요. 어머니 앞에서 상사라는 사람이 마늘을 던지는 게 가슴이 아프고 그래요. 해진이가 그런 장면을 담담하게 잘 표현해줬어요. 상사가 그렇게 하니 참고 있는 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시청자들은 더 슬펐겠죠. 많은 분들이 실제로 직장, 인턴 생활할 때 이만식처럼 꼰대 상사가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김응수는 “박해진이 너무 잘 받아줬다”라며 칭찬했다. 외모가 비슷해 편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해진이 가열찬 역할을 하겠다고 결정한 인격에 놀랐어요. 굉장히 어렵고 힘든데 왜 하겠다고 했을까 했는데 김응수가 있으니까. (웃음) 아마 같이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결정되고 바로 작가와 감독에게 전화해 이건 대박이다 했어요. 배우 생활을 오래 하니까 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현장에서 좋았던 게 저의 신체 조건이나 얼굴 생김새가 비슷해요. 옆에서 해진이를 봐도 얼굴도 그렇고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나 해요. 그래서 편했어요. 예를 들어 김수현처럼 나와 형태가 전혀 다른 이국적인 친구들이었으면 출연하기 주저했을 거예요. 해진이는 동양적으로 생겼다고 해야 할까. 느낌이 편했어요.

그 친구가 내성적이고 그렇게 잘 표현을 안 하는 것 같더라고요. 가열찬과 닮은 점이 많아요. 그 부분을 건드리면 되겠구나 했어요. 얌전한 가열찬을 이만식이라는 가시로 찔러주마라고 생각했어요. 아프면 아픈 대로 가려우면 가려운 대로 리액션하면 되는데, 표현을 고급스럽고 절제 있게 잘하더라고요.”

실제로는 1%의 꼰대성도 없다는 그다. 젊은 후배들이 자신보다 잘한다며 쿨하게 인정했다. 충고나 조언을 하기보다는 지켜봐 주려고 한단다.

“젊은 친구들에게 연봉 30만 원에 연극을 하면서 겪었던, 이렇게 연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시행착오를 얘기해주고 싶어요. 사실 얘기해주는 것보단 지켜보는 게 더 있죠. 시간 있으면 후배들의 연극을 보러 가고 같이 밥 먹고 술 사주고 택시비까지 줍니다. 그게 다예요. 박근형, 신구 선배님도 연기 이렇게 해라 인생 이렇게 살라고 말을 해주기보다 자신의 삶을 좋게 사셨으니 내가 저분들을 따라가야겠다고 배운 거죠. 친밀함과도 관계가 있어요. ‘꼰대인턴’의 젊은 친구들과는 1년도 안 사귀었잖아요. 하지만 10년을 봤으면 형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해요. 후배가 옳지 않은 길을 갈 때 싫은 소리를 하고 혼내야 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시간이 많아요. 시행착오를 깨닫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 지켜보는 거죠. 더 놀라운 건 젊은 친구들은 우리보다 훨씬 낫고 잘해요. 깜짝 놀라요. 내가 저 친구들에게 안 되겠다 뼈저리게 느끼죠. 인종과 뇌 구조가 달라요. 영탁의 ‘꼰대라떼'를 나도 불러보거든요. 노래를 잘하는데도 안 돼요. 어떻게 저렇게 맛깔나고 신명 나게 잘할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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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는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 속 곽철용 캐릭터가 재조명을 받으면서 사랑을 받고 있다. “곽철용 신드롬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 14년 전에 끝난 건데 갑자기 난리가 났더라”며 소회를 밝혔다.

“촬영하러 휴게소나 식당에 가면 젊은 친구들 열 몇 명이 뛰어와요. 13번 봤냐, 20번 봤냐라고 서로 묻더라고요. 열 몇 번밖에 안 본 친구한테 뭐라고 해 깜짝 놀랐어요. 곽철용이 뭐가 좋기에 저렇게 봤나 싶은데 재밌어서 그런 거예요. 또 현실을 반영했고요. 취직도 어렵고 사회적으로 어려우니 곽철용으로라도 갖고 놀고 싶은 거예요.”

중년에 찾아온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는 김응수는 “예술은 재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곽철용도, 이만식도 재미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한 덕분에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단다.

“제 연기관이 ‘중화를 시키자’는 거예요. 예를 들어 곽철용 같이 세고 폭력적인 캐릭터를 중화시켜서 폭력성을 다 표현 안 해요. 재미로 중화를 시키죠. 관객에게 재밌는 캐릭터로 내놔야 한다는 게 연기 철학입니다. 그게 긍정적으로 좋은 반응을, 특히 젊은층에게 부르지 않았나 해요. 곽철용의 ‘묻고 더블로 가’를 흉내 내는 걸 보면 재밌어서 그러는 것 같아요. 그게 성공을 한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든 재밌게 하려고 해요. 이만식도 그렇고요. 예술은 재밌어야죠. 우리가 영화를 봤을 때 먼저 ‘재밌냐’고 물어보잖아요. 재미없는 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사는 삶이 너무 밋밋하고 재미없고 짜증 나고 그렇잖아요. 그러니 예술은 재밌어야지 예술까지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되죠.”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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