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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RA 7.50’ 송은범을 어디 쓸까…고우석만 기다리는 LG의 뒷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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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송은범(36)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만 느낀 잠실의 밤이었다. 불펜이 무너진 LG트윈스의 해법은 돌아올 고우석(22)만 기다리는 것뿐이다.

LG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위즈와의 팀간 6차전에서 3-4로 역전패했다.

1점 차를 지키지 못한 아쉬운 패배였다. 0-2로 뒤지던 5회말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한 LG이고, 선발 케이시 켈리가 6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았다. 결국 뒷문 단속에 실패하며 역전패를 허용한 것이다.

매일경제

올 시즌 유독 실점이 많은 LG 핵심 불펜 송은범. 사진=천정환 기자


7회초 마운드에 올라간 김대현은 1이닝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잘 막았다. 문제는 8회초 올라간 진해수였다.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2루타를 맞더니 유한준에 적시타를 허용 3-3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9회초는 임시 마무리인 정우영이 책임졌다. 2사 후 배정대에 안타, 도루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LG 타선은 8회말, 9회말 모두 침묵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에서 갈렸다. 10회초 LG의 선택은 좌완 최성훈, 무게감이 확 떨어지는 선택이었다. 최성훈은 선두타자 로하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강백호에 2루타를 얻어맞았다. 여기서 LG는 투수를 송은범으로 교체했다. kt가 유한준 타석에 대타로 문상철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송은범을 선택한 게 LG의 패착이었다. 송은범은 문상철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경수에 우전안타를 맞았다. 다만 2루주자 강백호가 홈에서 아웃됐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판정이 바뀌었다. LG로서는 안도의 한 숨을 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2사 1, 2루로 바뀐 상황에서 송은범은 다음타자 장성우에 중전 적시타를 내줬다. 이전 박경수 안타 때처럼 중견수가 송구를 하더라도 2루주자의 득점을 저지하기 어려운 넉넉한 타구였다. 송은범이 마운드에서 올라와 한 것이라곤 아웃 2개를 잡을 동안 볼넷 1개를 내주고 안타 2개를 맞은 것이었다.

이날 패전의 멍에는 송은범이 가져갔다. 물론 자업자득이었다. 송은범의 평균자책점은 7.50으로 올라갔다. 수치상으로도 송은범을 뒤에 쓰는 건 리스크가 크다. 뒷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불펜투수로서 적합하지 않은 투구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LG는 수가 없다. 최근 불펜 고민을 여실히 드러낸 장면이다. 마무리 고우석 부상 이후 이상규라는 뉴페이스가 마무리를 맡다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셋업맨인 정우영이 마무리를 맡고 있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줄 불펜 투수들이 불안하다. 정우영도 최근 과부하가 걸린 탓인지 실점을 허용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다.

LG로서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다행인 건 무릎 수술을 받은 고우석이 복귀 준비에 본격 나섰다는 것이다. 고우석은 최근 두 차례 불펜 피칭을 가졌고, 주말 라이브 피칭을 앞두고 있다. 몸 상태나 구위가 괜찮으면 이제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고우석이 빨리 돌아오는 게 LG 불펜에 숨통을 트일 유일한 방법이다. 물론 서둘러서는 안 된다. 고우석의 몸 상태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LG로서는 딜레마다. 고우석이 빨리 돌아와야 전반적인 불펜 안정감이 더해지는데, 그렇다고 서두를 수는 없다. 빨라도 고우석은 7월 중순이나 돌아올 수 있다. LG 불펜은 버텨야 한다. 그렇다고 계속 송은범 같은 투수한테 긴박한 상황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정우영만 믿고 갈 수도 없다. 더워지는 여름, LG의 뒷문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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