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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토트넘의 희망도, 모리뉴가 기댈 곳도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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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전 1-3 완패로 9위 추락…UCL 진출권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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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3 참패를 당한 토트넘의 모리뉴 감독.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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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가장 득을 많이 본 팀을 꼽으라면 단연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멈춰있던 덕분에 해리 케인과 손흥민, 무사 시소코 등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축들이 정상적인 몸상태로 팀에 복귀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리그 막바지 대반전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현지 평가도 비슷했다.

스포츠 매체 유로스포츠는 지난 6월3일(이하 한국시간)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가운데 토트넘은 수혜를 입었다"면서 "손흥민과 케인, 베르바인, 시소코 등이 부상에서 회복했다"면서 전력이 더 좋아졌다고 짚었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되면서 시즌 중간에 지휘봉을 잡은 모리뉴 감독이 체제를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영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시즌 중반에 팀을 맡은 모리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신의 전술과 철학을 더 설명할 시간을 얻었다"는 표현으로 이전보다 토트넘이 나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재개 후 출발 역시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지난달 20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30라운드에서 1-1로 비기면서 리그를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24일 웨스트햄과의 31라운드 원정에서는 2-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케인이 마무리하는 '복귀자들의 합작품'이 있었기에 더 고무적이었다. 때문에 이어진 셰필드전은 결과가 중요했고 궁금했다. 그런데 희망이 사라졌다.

토트넘이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펼쳐진 셰필드유나이티드와의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경기에 1-3으로 크게 졌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30분 선제골을 내줬고 만회를 위해 공격 비중을 높였던 후반전 들어 외려 2골을 더 허용하며 무너졌다. 유일한 위로는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케인이 마무리, 참패를 면했다는 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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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마지막 목표도 희미해지고 있는 토트넘.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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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것이 없었던 토트넘이다. 앞서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도, 그리고 모리뉴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불안한 수비진은 이날도 허탈하게 무너졌다.

허용한 3실점 모두 할 말 없는 토트넘의 수비진 붕괴가 원인이었다. 우선 측면이 쉽게 뚫리면서 상대가 불편함 없이 크로스를 문전으로 보냈고 박스 안에서는 마크맨을 번번이 놓쳐 슈팅까지 허용했다. 속수무책이었다. 공격수들이 대거 복귀했으나 그렇다고 공격력이 날카로워 진 것은 아니었다.

케인에게 의존하는 눈에 보이는 공격 루트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단순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크게 개선된 바 없었다. 특히 케인이 빠졌을 때 최전방에서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손흥민에게 공격보다는 수비적인 비중을 더 부여하는 모습도 여전히 해석이 힘들었다.

셰필드전에서도 손흥민의 위치는 윙포워드 치고는 상당히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후반 들어서는 윙백에 가깝게 후방에서 수비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았다. 빠른 스피드와 공간 활용 능력이 좋은 손흥민이 가담하지 않는 토트넘의 속공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적어도 한국 팬들이 보기에는 답답한 장면들이 많았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올 시즌 마지막 목표로 삼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12승9무11패가 되면서 승점 45점에 발이 묶인 토트넘은 9위로 순위가 떨어졌고 4위 첼시(승점 54)와의 격차는 9점이다.

챔스 진출권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첼시뿐만 아니라 5위 맨유, 7위 셰필드, 8위 아스널 등 그 사이에 있는 경쟁자들 모두 지금의 토트넘보다는 전력이나 기세가 낫다.

더불어 모리뉴 감독도 이 상태라면 '다음 시즌'을 기약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전에는 '주전들의 줄부상'이라는 핑계라도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시간을 번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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