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비인기 종목 트라이애슬론의 폐쇄적 분위기 최숙현 비극 초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2일 오후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인 A씨가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시 체육회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숨진 고 최숙현 선수의 전 소속팀 감독으로 최 선수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2020.7.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소속팀 지도자 등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폐쇄적인 팀 분위기가 이같은 비극을 초래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대한철인3종협회에 등록된 엘리트 팀은 12개이고, 선수는 남녀 합해 66명이다. 엘리트 선수는 직장 소속으로 급여를 받으면서 해당 종목 선수로 활동하는 이들을 말한다.

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12개 팀 모두 시도체육회에 속해 지방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최숙현 선수가 지난해까지 속했던 경주시청 팀 또한 경주시 예산으로 운영됐다.

한 트라이애슬론 관계자는 "한국 체육계 특유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지자체 자금으로 운영되는 비인기 종목은 더 심하다"면서 "트라이애슬론도 마찬가지다. 지자체 예산으로 팀이 움직이다보니 협회나 연맹은 각 팀의 세부적인 사정을 알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 경주시청의 해외 전지 훈련을 함께하면서 선수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진 팀 닥터도 소속과 신분이 불투명하다. 김승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3일 "문화체육부와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모두 팀 닥터가 어디 소속인지 불명확하다고 말하더라. 의사인지, 물리치료사인지, 자격 유무도 지금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협회에 등록된 엘리트 선수가 66명에 불과할 정도로 팀과 자원이 적은 탓에 내부 병폐를 과감하게 외부에 알리기도 힘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위 '그들만의 동네'에서 한번 찍히면 선수 생활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내부적으로 쉬쉬하면서 넘어가는 폐쇄적인 분위기가 만들어 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협회가 지난 2월부터 최 선수의 고충을 알았으면서도 묵살한 사실로도 드러난다. 이양수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이재근 협회 사무처장은 지난달 2월 직원으로부터 최 선수와 관련된 상황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무처장은 경주시청 감독과의 통화에서 '별일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같은 폐쇄적인 분위기로 오해를 살 수 있는 국가대표 선발에 대해 협회는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한 잡음은 없었다"면서 "국가대표 선발전이나 국제 랭킹 등을 통해 선수를 선발, 지금까지 큰 논란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벨기에 출신의 줄리안 클로넨 감독이 2018년부터 이끌고 있는 한국 트라이애슬론 대표팀은 2년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혼성릴레이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dyk0609@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