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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화끈한 무승부’…슈퍼매치, 벼랑에서 희망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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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수원·서울전 3 대 3 골잔치

승부 못 가려도 라이벌전 ‘진가’

[경향신문]

장기판의 장군과 멍군이 거듭되는 난타전이었다. 90번째 슈퍼매치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오랜만에 이름값에 걸맞은 화끈한 승부가 나왔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은 지난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10라운드 맞대결에서 3-3으로 비겼다. 2015년 4월18일 5-1 승리 이후 서울을 한 차례도 꺾지 못한 수원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다득점을 했으나 목말라 해온 승리는 달성하지 못했다. 서울은 슈퍼매치 17경기 연속 무패(9승8무)를 이어갔다.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였지만, 최근 몇 년간 두 팀 모두 색깔을 잃어가며 관심도도 뚝 떨어졌다. 이번 대결을 앞두고 수원과 서울이 하위권에 처져 있는 것 또한 팬들에게 외면받을 만한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만남은 기대 이상이었다. 경기 전부터 이슈가 터져나왔다. 특히 슈퍼매치 불참이 예상된 수원 주장 염기훈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염기훈은 A급 지도자 교육으로 지난달 29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들어가 있다. 교육이 7월10일까지 이어져 원래대로라면 염기훈은 이번 슈퍼매치에 뛸 수 없었다. 하지만 슈퍼매치를 두고볼 수 없었던 염기훈은 어렵게 외출 허락을 받았다.

염기훈은 후반 23분 교체투입돼 추가시간 4분까지 더해 약 30분 가까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내용도 화끈했다. 수원이 타가트의 2골과 김건희의 시즌 첫 골을 앞세워 전반을 3-1로 앞설 때만 하더라도 서울전 승리가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서울이 조영욱과 고광민의 골로 순식간에 균형을 맞추면서 경기는 다시 치열해졌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서로 한 번씩 골대를 맞히는 등 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순간들도 이어졌다. 경기 후 양팀 선수들 간의 가벼운 신경전까지 일어나 라이벌전이 갖춰야 할 요소들을 두루 보여줬다.

양팀 감독은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1-3에서 따라붙은 부분을 보면 팀이 정상이었을 때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승리를 못해서 아쉽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 역시 “3-1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선수들과 많은 노력을 했는데 팬들께 승리를 안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수원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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