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KIA 뒷문 붕괴' 박·전·문의 휴업, '믿음'을 버려야할 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KIA 문경찬(오른쪽)이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자 서재응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격려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믿었던 불펜마저 무너졌다. 악재가 덮친 KIA의 위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KIA 필승조는 리그 최강으로 손꼽혔다. 7~9회를 든든히 지켰던 박준표(28)·전상현(24)·문경찬(28)의 성을 따 ‘박전문’ 이라는 용어까지 생겼을 정도로 막강했다. 지난달 18일까지만 해도 셋의 평균자책점은 0.76.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KIA가 100% 승리를 챙겼던 덴 ‘박전문’의 활약이 있었다.

무더위가 시작되자 KIA 필승조도 휴업하는 모양새다. 마무리 문경찬이 무너진 게 시작이다. 지난달 20일 삼성전까지 10세이브를 기록하며 특급 소방수다운 활약을 했지만, 23일 롯데전에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떠안더니 26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5점 차로 앞선 9회 3점을 내리 허용하며 크게 흔들렸다.

5일 창원 NC전에서는 부진의 절정을 찍었다. 9회까지 1-6으로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필승조 붕괴로 6-7 대역전패를 떠안았다. 9회말 등판한 전상현이 연속 볼넷과 3점 홈런을 내주며 4-6까지 따라잡혔다. 이날 전까지 평균자책점 1.07이었던 믿을맨의 충격 부진이었다. 문경찬도 동점 홈런과 끝내기 3루타를 맞아 고개를 숙였다. 3연속경기 실점. ‘마무리’를 맡기기엔 안정감이 없었다.
스포츠서울

KIA 김기훈.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부진이 계속되던 시기에도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굳건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문경찬의 첫 블론세이브 후 “다시 세이브 상황이 와도 문경찬을 올리겠다.그를 믿고있다”며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서재응 투수 코치 역시 “페이스를 잘 끌어가고 있다”고 자신했으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선 믿음이 최선책은 아니다. 투수진 체력 소모가 가장 큰 여름 분기점이 다가온 만큼 확실한 해결책을 내세워야 할 때다. 불펜진은 연투 부담도 있어, 휴식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활용도 높은 자원은 충분히 있다. 서 코치 역시 “투수들이 한 두 번 정도는 쉬는 타이밍이 있어야 한다. 추격조가 조금 더 분발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며 대체 자원을 고민해왔다. 최근 안정감을 보여주는 건 고영창과 홍상삼이다. 고영창은 지난 1일 광주 한화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고, 홍상삼도 제구력을 보완했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불펜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우리 투수진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어린 자원들에게도 기회다. 올시즌 임시 롱릴리프로 낙점받은 김기훈(20)은 이미 1군 경기에 5차례 등판해 경험치를 축적하고 있다. 서 코치도 당분간은 김기훈을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인 정해영(19)도 기대치가 높다. 지난 1일 데뷔전인 광주 한화전에서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선발 유망주지만, 투수진 체력 안배가 불가피한 여름 시즌엔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현재 KIA는 주전 야수 류지혁, 김선빈의 부상 이탈로 고민이 깊다. 믿었던 마운드까지 무너지면 어렵게 쌓은 5할 승률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믿음의 야구가 아닌, 뚜렷한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