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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바둑 조혜연9단 "훈방 조치된 스토커에 목숨위협" 국회서 스토킹 방지법 제정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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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국내 여자 프로바둑 조혜연 9단이 지난 4월 KBS ‘뉴스9’에 출연, 스토킹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출처|KBS



[스포츠서울 남서영 인턴기자] 스토킹 범죄 피해자인 여성 프로바둑기사 조혜연(35) 9단이 스토킹 방지법을 조속히 제정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정춘숙 의원이 ‘죽어야 끝나는 스토킹 범죄 미리 막을 순 없나’라는 제목의 스토킹 처벌법 제정 촉구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조 9단은 직접 자신의 스토킹 피해 경험을 밝혔다.

조 9단은 앞서 지난 4월 1년여가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기원 앞에 찾아와 욕설을 하고 위협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입힌 남성을 수차례 신고했지만, 가해자가 경범죄로 훈방조치돼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문제의 스토커를 경찰에 고소하는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여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스토킹 범죄의 위험을 널리 알린 바 있다.

조 기사는 이날 국회에서 “나를 따라다닌 스토커는 현재 검찰에 송치돼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내게 빽빽한 글씨로 쓴 두 장의 협박편지를 보냈다”며 “이 편지를 받으며 나는 지금은 살아있지만 이 사람이 징역을 살고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걱정스런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북부지검에서는 스토킹법이 없기 때문에 스토커가 바둑 아카데미에 협박 낙서를 한 것에 대해서만 나를 재물손괴죄 증인으로 출석명령을 내린 상태”라며 “스토킹 사건이 있은 후 바둑아카데미 수강생들의 80%가 그만뒀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4월 24일 스토커가 잡혔음에도 담당 형사가 경찰 조사를 끝내고 훈방조치를 내려 바로 3분 만에 바둑 아카데미를 향해 뛰어 들어왔다”며 “2층 옥상으로 도망쳤지만, 최악의 경우 다칠 것을 각오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라며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 조 기사가 스토커로부터 느끼는 위협의 강도 역시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다. 조 기사는 “스토킹 방지법이 하루속히 통과돼 전국 곳곳의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조 기사의 고소 이후 문제의 스토커는 지난 4월 협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건조물침입, 재물손괴, 모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진주 방화·살인사건 등 살인의 전조로서 스토킹의 심각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스토킹 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지난달 1일 스토킹 범죄 신고 시 경찰이 스토킹 중단 등 응급조치를 하는 내용의 스토킹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nams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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