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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촌놈 마라톤 제로, NC 관리야구는 끝까지 이어진다[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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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이동욱 감독(오른쪽)이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2020 KBO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롯데 승리한 뒤 마무리 투수 원종현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원종현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13세이브를 기록했다. 창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창단 첫 정상질주에도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당초 세운 계획대로 운용폭을 넓힌 채 주축 선수들의 완주에 포커스를 맞춘다. 건강한 완주가 최고의 결과를 내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흔들림이 없다. 개막 두 달 동안 선두를 달리고 있는 NC 이동욱 감독이 지금까지의 운용법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눈앞의 위닝시리즈에 집착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지난 8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양의지를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마무리투수 원종현도 등판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의지는 관리 차원에서 빠지고 뒤에 대타로 대기한다. 종현이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 전날 힘든 경기를 한 만큼 휴식을 주기로 했다. 안 그래도 마무리투수라는 자리가 힘든데 올해는 특히 마무리투수들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원종현은 지난 7일 문학 SK전에서 평소보다 많은 공을 던지며 세이브를 올렸다. 8회말에 등판해 1.1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는 31개였다. 올시즌 가장 많은 투구수였다.

하지만 보통은 감독이 경기 전부터 마무리투수의 휴식을 발표하지 않는다. 물론 마무리투수가 3연투를 했을 경우에는 게임조에서 제외한다. 그런데 이번처럼 조기에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마무리투수의 연투를 강행하고 다음날 휴식을 줄 수도 있다. 이 감독도 이를 고려했을 게 분명하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원칙대로 원종현에게 휴식을 줬다. 이날 양의지를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 외에 나성범을 우익수로 기용하고 모창민에게 지명타자 한 자리를 맡긴 것 역시 일찌감치 계획한 폭넓은 엔트리 활용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방향은 주축선수의 플레이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일주일 이탈했다가 돌아온 박민우에게 이 감독은 무리한 주루플레이와 도루는 삼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민우가 늘 조금씩 다리에 부상이 있다. 매년 관리를 해야 하는 선수”라며 “지금도 무리한 도루는 안 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날 NC는 SK에 2-3으로 패했다. 8회초 대타 양의지의 큰 타구가 펜스앞에서 잡혔다. 9회초 중심타선에 배치된 타자들의 연속 안타로 SK를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래도 NC는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비축했다. 야수진 뿐이 아닌 불펜 필승조 소모도 최소화했다. 양의지를 포함해 권희동과 김태진도 라인업에서 제외된 만큼 다음 경기에서 전력을 다할 수 있다.

무엇보다 NC의 이러한 폭넓은 엔트리 활용과 안전운행은 장기부상자 제로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부상으로 한 달 이상을 이탈한 선수가 없다.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선수는 모창민인데 모창민도 엔트리에서 말소된 기간은 22일에 불과하다. NC는 부상자명단 등재횟수에서도 7번으로 10구단 중 최소 3위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막바지 1위 경쟁을 하는 팀과 맞붙을 경우에도 지금의 운용이 이어지나?’는 질문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승부만 생각하면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한 번 더 고민하고 답을 내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본다”며 “내 역할에 충실하면서 상황에 가장 알맞는 선택을 하겠다”고 답했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정상을 바라보며 굵직한 발자국을 찍어나가는 NC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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