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착해서 걱정? '강철멘탈' 강민호가 보여주는 독한 야구[SS스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삼성 강민호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전 4회초 2사 2,3루에서 김태훈을 상대로 좌중월 3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강철 멘탈’ 강민호(35)의 부활을 확인한 게 삼성의 수확이었다.

강민호는 지난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포수 및 8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결정적인 한 방은 4회 나왔다. 2사 2,3루 기회에서 풀카운드 승부를 펼치던 그는 키움 불펜 김태훈의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높게 들어오자 지체 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뜨자마자 장타를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좌중간으로 높이 치솟은 타구는 결국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시즌 9호포이자 이달 터뜨린 두 번째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삼성 허삼영 감독은 강민호를 설명하는 수식어로 ‘착하다’는 표현을 썼다. 전력분석원으로 프런트 생활을 할 때도 느꼈던 부분이지만, 올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면서도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착한 선수라는 평가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너무 착하면 야구 못한다’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는 지도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등장한다. 성품이 착한 만큼 야구도 착하게만(?)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착한 야구’를 했던 게 사실이다. 개막 첫 달 20경기 타율 0.189 4홈런 6타점 7득점에 그쳤다. 커리어 로우로 기록된 지난시즌 같은 기간(타율 0.206 4홈런 10타점 8득점)과 비교해도 더 떨어졌다.

그러나 반등세가 확연하다. 지난달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던 기간도 있었으나, 복귀 후 10경기에서 3할 타율을 유지하며 2홈런 10타점 경기를 하고 있다. 특히 7월 출전한 7경기에서 전부 안타를 때려내며 8타점을 휩쓸었는데, 때려낸 안타 8개 중 절반이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강민호의 부활은 팀 상승세와도 맞물렸다. 지난 7일 고척 키움전을 마친 뒤엔 4위(31승25패)로 등극하며 2015년 10월 5일 1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이후 4년 만에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보기도 했다.

허 감독은 “지난해 강민호가 워낙 모습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봐도 감당하기 어려운 댓글이 많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웬만한 멘탈로 버티기 힘든 비난도 감내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강민호의 건강한 정신력을 증명한다. 그는 “인성이 워낙 좋아 모질지 못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본인이 올해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다. 아직 기록적인 부분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시즌이 끝났을 때 보면 지난해와 다른 강민호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착한 강민호의 ‘독한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