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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진단] 이순재·신현준 '갑질' 논란…매니저들은 왜 분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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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매니저 갑질 논란'에 휘말린 배우 이순재(왼쪽), 신현준



"매니저로 들어온 거지 머슴은 아닌데…."(이순재 전 매니저 김씨)

성폭력을 고발한 '미투 운동'부터 돈을 갚지 않고 물의를 일으킨 이들을 폭로하는 '빚투'까지 폭로전이 이어지는 연예계. 이번에는 매니저들이 부당처우 등을 호소하며 연예인들의 갑질을 고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연예계 활동을 하며 대중들과 소통해온 원로 배우 이순재와 중견 배우 신현준의 '갑질 논란'에 대중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두 사람이 연달아 '갑질 논란'에 휘말리며 연예계 큰 파문이 일었다.

지난 6월 29일 SBS '8시 뉴스'에서 이순재의 전 매니저 김 씨는 두 달간 '머슴 생활'을 해왔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두 달간 평균 55시간을 일했고 월급은 180만원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씨는 '머슴 생활'을 해왔다며 이순재의 아내가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허드렛일까지 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로 논란이 커지자 이순재 측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며 편파 보도라고 주장, "해당 보도가 이순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 보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이순재 측은 잘못을 인정하겠다며 기자회견도 열지 않겠다고 뜻을 바뀌었다. 가족의 일과 업무가 구분되지 않은 점과 매니저들이 처한 어려움을 이번 기회로 알게 되었다며 사과의 뜻을 비쳤다.

지난 7월 5일 이순재는 소속사를 통해 "동료 연기자 여러분과 특히 배우를 꿈꾸며 연기를 배우고 있는 배우 지망생, 학생 여러분께 모범을 보이지 못해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순재는 "이번 일을 통해 저도 함께 일하는 매니저들, 업계 관계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잘 알게 됐다. 80 평생을 연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들의 고충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을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삶 동안 제가 몸담은 업계 종사자들의 권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 더 나아가 비슷한 어려움에 당면한 분들께도 도움이 되고 용기를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순재 '갑질 논란'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현준까지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13년이나 함께 일했다는 전 매니저 김 씨는 "죽음까지 생각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7월 9일 신현준 전 매니저 김 씨는 스포츠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신현준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과 사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고 월급보다 과도한 업무를 줬으며 9:1이라는 유리한 수입 배분에도 약속대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 씨는 신현준 모친의 시중까지 들었으며 욕설과 압박에 시달리기까지 했다고 거들었다.

신현준 측은 즉각 '갑질 논란'을 부인했다.

HJ필름 이관용 대표는 스포츠조선에 "김 씨는 90년대 신현준이 '장군의 아들'로 활동할 때 매니저로 일한 사람이다. 신현준과 연락하지 않은 지 6~7년도 넘었다. 갑자기 이런 주장을 하는 게 당혹스럽다"며 "월급을 60만 원 밖에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당시 평균 로드매니저의 월급이고 그런 금액의 월급을 받은 기간도 아주 잠깐이었다. 연차가 쌓이고 물가 상승률이 올라감에 따라 수백의 월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현준도 "김 씨는 매니저이기 전에 스무 살 때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다. 남자인 친구 간에 격식 없이 지내다 보니 거침없이 표현했고 그 친구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모친의 시중을 들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친구 사이기 때문에 서로 어머니께도 인사드리고 서로의 가족들을 위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며 단순히 배우와 매니저의 사이가 아니었다고 거들었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질적인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건 '모호한 업무영역'과 '부당한 처우' 때문이다. 과거보다 처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장 매니저들은 개인 심부름부터 잡무까지 도맡는 경우가 많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박봉에 시달리고 부당한 처우를 감내하는 건 자신이 맡은 연예인을 통해 자신도 성공할 수 있다고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이 성공을 거두면 이후 기획사를 차릴 때도 여러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예계가 좁다 보니 매니저들끼리도 '갑질' 등 문제를 제기하는 일도 드물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지만 연달아 '매니저 갑질'이 문제화되고 논란이 이어지자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연예계 갑질 논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매니저들의 처우 개선 및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때다.

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최송희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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