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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현실로 다가오는 ‘로봇 심판’ 시대…“일관성 있게 정확한 판단” “세밀한 상황변화 대처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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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서 판정 시스템 첫 도입

아직 데이터 부족, 보완·발전 단계

[경향신문]

경향신문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로봇심판 판정)시범 운영이 4일 퓨처스 리그에서 부터 시작했다. 한화 이글스-LG 트윈스 전이 열린 LG 이천 챔피언스 파크에서 심판이 이어폰을 끼고 볼판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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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프로야구에도 이 같은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4일 ‘로봇 심판’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2018년 후반기부터 로봇 기자 ‘케이봇’이 퓨처스리그 경기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한 데 이어 야구장에 또 한 번 로봇이 등장했다.

KBO는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을 처음 운영했다.

야구장에 있는 세 대의 카메라가 사전 측정된 마운드, 홈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 위치 정보를 토대로 모든 투구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로봇 심판은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면 자동으로 스트라이크를 외친다. 이 결과가 음성으로 변환돼 주심에게 전달되면 주심은 수신호로 판정을 내린다. 그라운드에서 볼·스트라이크를 외치는 건 주심이지만 판정의 주체는 로봇 심판이다.

이날 LG 선발 투수였던 성재헌은 로봇 심판의 일관성을 잘 이용해 호투를 펼쳤다. 성재헌은 6이닝 4안타 2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성재헌은 “스트라이크존이 좌우 폭이 좁고 상하 폭이 넓어진 느낌이었다”며 “정확한 기준이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편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심리적 편안함은 심판에게도 적용됐다. 정은재 주심은 “주심으로 들어가면 볼은 걸러내야 한다는 심리가 있는데 그 부담감은 확실히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정 주심은 “어떤 공은 존에서 많이 벗어났는데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외쳤다. 그래서 그 공은 내가 볼이라고 선언해 보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을 지나갈 때 떨어지는 각도에서 오차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볼이라고 판단한 것을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선언한 경우가 한두 개 있었다”고 했다.

로봇 심판은 야구 규칙상 정해져 있는 스트라이크존을 기준으로 볼·스트라이크를 판단한다. 카메라에 찍힌 영상과 선수의 신장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선수의 타격폼 변화 등으로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변하게 될 경우 이 같은 세밀한 변화를 잡기에는 아직은 데이터가 부족하다. KBO 관계자는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이 부분이 보완될 것”이라고 밝혔다. KBO는 총 26경기를 통해 로봇 심판 판정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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