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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송산 4번 치던 시절' 떠오르게 한 KIA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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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내야진 줄부상으로 '물방망이' 타선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전력 차 극복 못해

조선일보

/MBC스포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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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팬들은 2000년대 중후반 팀의 ‘암흑기’를 ‘송산이 4번 치던 시절’이라고 부르곤 한다. 2007년 KIA는 시즌 타율 0.245, OPS(출루율+장타율) 0.632를 기록한 포수 송산(은퇴)을 중심타선에 지명타자로 내보내야 할 정도로 타격이 약했는데, 이 사실이 약간 와전되며 생긴 말이다.

13일 오후 KIA 팬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그 시절이 연상된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날 잠실 LG전에 선발 출전한 1~9번 타자 중 ‘3할 타자’는 최형우 한명뿐. 타율 3할 타자가 적은 것은 다른 팀에서도 종종 볼 수 있지만, 이날 KIA에서 선발로 출장한 타자 중 3명은 OPS 5할, 2명은 6할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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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잠실 KIA-LG 경기 KIA 선발 라인업. /SPO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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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6시즌 통산 12홈런을 친 포수 김민식이 4번 타자로 나섰다. 프레스턴 터커와 최형우를 제외하면 이른바 ‘수비형 선수’로 라인업이 꾸려진 것이다.

2회말 정주현에게 2타점 적시타, 4회말 로베르토 라모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0―3으로 끌려간 KIA는 끈질기게 LG에 따라붙었다. 4회초 최형우의 안타로 노히트를 깼고, 6회초 터커의 홈런으로 1점을 냈다. 7회초 유민상과 나주환의 연속 안타에 상대 실책까지 겹쳐 1점을 추가했다. 야수들은 연이은 호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끝내 전력 차를 뒤집지 못했다. 7회초 대타 나지완이 2루수 땅볼, 박찬호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동점 찬스를 놓쳤다. 8회초에는 최원준이 내야안타를 치고 도루로 2루를 밟았지만, 터커와 최형우가 적시타를 치지 못했다.

KIA가 ‘물방망이’ 타선을 꾸린 배경에는 작년부터 이어진 전력 유출이 있다. 외야수 이명기는 작년 시즌 중 NC로 트레이드됐고, 2루수 안치홍은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남아있는 선수들도 경기에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가 FA 첫해인 김선빈은 타격감이 좋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이창진도 허벅지를 다쳐 이탈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 중 류지혁은 부상이 겹쳐 복귀 시점이 멀어졌고, 장영석은 2군에 있다. 5월 말 이후 주로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타로 나서고 있는 이우성은 시즌 타율 0.045에 그친다.

12일 밤 KIA와 NC의 2대2 트레이드 소식이 알려진 직후 많은 KIA 팬이 투수 장현식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렇지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13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트레이드에 대해 묻자 “부상 선수가 많아서 내야수가 부족했다”며 야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올 시즌 KIA와 처지가 비슷한 팀이 있다. 삼성이다. 그렇지 않아도 약한 타선에 주전 내야수가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불펜진의 힘으로 버티고 있으며 최근 팀이 침체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13일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삼성도 이날 두산전 선발 라인업 중 3할 타율이 박해민과 구자욱뿐이었다. 그러나 1회말 박해민이 출루하고 구자욱이 투런 홈런을 때렸고, 2회말 박계범이 시즌 2호 홈런을 때려 3점을 냈다. 선발 투수 벤 라이블리가 5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후 김윤수, 우규민, 최지광, 오승환이 차례로 등판해 3―2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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