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HI★라이트] 뒷광고 말고 '앞광고'…방송가 슬기로운 PPL 활용법 재조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텔레그나' '놀면 뭐하니'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예능 프로그램들의 슬기로운 PPL 활용법이 주목 받고 있다. SBS, MBC, tvN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뒷광고' 논란 속 방송가의 슬기로운 PPL 활용법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유튜브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연이어 '뒷광고' 관련 사과문을 게재하며 영상 업로드 활동을 쉬고 있다. 말 그대로 광고임을 뒤로 숨겼기 때문에 구독자와 시청자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방송가의 '앞광고' 방식이 온라인 상에서 새삼 재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파일럿으로 방송된 데 이어 지난달 27일부터 다시 5부작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SBS 예능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이하 '텔레그나')는 대놓고 PPL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고정 멤버 유세윤 양세형 장도연 김동현부터 특급 게스트 김수미 송가인 제시 김재환 백지영 등 화려한 라인업의 스타들은 PPL 미션을 수행한다. 이에 브랜드는 아니라도 '두피 마사지기'나 '다리미' 등 제품명은 방송 이후 '텔레그나'와 함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화제성도 자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텔레그나'만의 착한 PPL은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방송분에서 제주도 마늘 농가와 농민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한 무대도 펼쳐졌고,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지원사격을 하는 모습으로도 훈훈함을 안긴 바 있다. 이는 PPL의 순기능을 잘 보여준다.

브라운관을 거치기 위해 심의를 신경써야 있다면, 각 채널 또는 프로그램의 공식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PPL이 더욱 활발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의 '부캐'만큼 콘셉트가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냉장고, 음료수 등 소품과 치킨 매장 등 배경이 PPL로 채워졌고, 유튜브에서만큼은 이를 숨기지 않는다. 베테랑 예능인인 유재석은 "아 PPL이냐"라며 직접 제품을 홍보하는 센스를 뽐냈고, 이는 불쾌함 대신 재치 있는 웃음으로 솔직하게 다가갔다.

유재석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빼놓을 수 없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측은 광고를 고지하며 "상금 벌고 올게요"라는 자막을 사용한다. 퀴즈를 내고 맞추는 '자기님'에게 100만 원을 즉석에서 선물하는 콘셉트를 센스 있게 표현한 것이다. 유재석 조세호의 먹방도 PPL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제작비 측면에서 PPL은 없을 수가 없다. 그 점을 시청자 분들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솔직한 정면돌파를 택하는 것 같다. 광고임을 숨기면서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보다 차라리 광고임을 알리고 그것 또한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게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전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정답이다. 보는 이들이 불편하지 않은, 말 그대로 슬기로운 PPL 활용법에 시청자들 역시 공감과 웃음으로 화답하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