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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다시 열리는 유도대회… 안바울, 도복끈 질끈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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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대한유도회, 11월초 전국대회 개최

조선일보

최근 서울 용산구 유도 훈련장에서 만난 남자 66㎏급 안바울(26)이 기본자세를 취하는 모습. 2016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안바울은 오는 11월 국가대표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맹훈련 중이다. /조인원 기자


코로나 사태로 멈춰 섰던 유도 선수들의 '국가대표 시계'가 반년 만에 다시 돌기 시작했다. 대한유도회는 오는 11월 초 회장기 전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2021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한다. 유도회 관계자는 "타 종목에 비해 신체 접촉이 많아 조심스럽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좀 더 앞당길 수도 있다"고 했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 66㎏급 은메달리스트 안바울(26)도 국가대표 도복을 다시 입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그에게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지난 2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라이벌 김임환(28)을 꺾으며 부활했으나 대회 중 갈비뼈 부상을 당해 한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다시피 했다. 올림픽이 제때 열렸다면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안바울은 팀 합동훈련을 통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의 한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유도 선수인데 유도를 못 한다니 한때 답답하고 불안했지만, 이내 '아픈 곳을 회복하고 부족했던 운동을 더 하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안바울에게 '봉사활동 서류 조작' 이야기부터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올림픽 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은 그는 병역법에 따른 봉사활동 증빙서류 일부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실망을 안겼다. 2018년 말 진천선수촌에서 쫓겨났고 유도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6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당시 1년 정도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며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무덤덤한 표정이 전부는 아니었다. 유도계 관계자에 따르면 안바울은 한동안 '모든 사람이 날 손가락질한다'는 생각에 시달려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병역특례 봉사의 중요성을 미리 알았더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를 응원하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까지 당했다. 작년 하반기 팀에 복귀했으나 조급한 마음에 훈련 강도를 높였다가 발목을 심하게 다쳤다. 그가 찾은 탈출구는 결국 운동이었다. 그는 "잡생각을 없애려고 운동을 더 했다"며 "마음이 답답할 때 남양주 숙소 근처에 있는 홍유릉 주변을 달리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으면 차 몰고 덕소 쪽 한강변으로 가서 10㎞를 40분 만에 내달렸다"고 했다.

명예회복에 나선 그는 먼저 올림픽 출전을 위한 내부 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가 주춤하는 사이, 같은 체급에서 재일교포 김임환이 작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등장했다. 국제무대 최대 적수로는 일본의 마루야마 조시로(27)와 아베 히후미(23)가 꼽힌다. 상대 전적상 아베에겐 약했고 마루야마에겐 강했다. 그러나 둘 다 정상급 실력을 갖춰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안바울은 "일본 선수에게 '홈 어드밴티지'가 있을 수 있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체급에 비해 움직임이 적은 편이었던 그는 몸을 움직이면서 상대의 중심을 흐트러뜨리고 기술을 구사하는 것을 연마하고 있다. 다만 다음 국제대회가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 초조하진 않을까.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흐름이 끊겨서 아쉽긴 해요. 그렇지만 감각을 유지하면서 기다려야죠. 리우올림픽 결승에서 방심했다가 한판으로 졌던 것, 징계와 부상으로 1년 동안 유도를 못 했던 것 모두 잊지 않겠습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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