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타자 타티스 주니어 7점 앞선 상황 3볼서 만루 홈런
빈볼 던진 텍사스 투수 출전 정지… 일부 선수 “명문화 되지 않은 규정”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지난 18일 열린 텍사스와의 원정경기 8회 만루홈런을 쏘아올린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알링턴=AFP연합뉴스 |
야구에는 이런저런 불문율이 있다. 경기 후반부 큰 점수차로 앞선 팀이 도루를 하거나 번트를 시도하거나 3볼 같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풀스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 불문율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를 어겼다며 상대 팀 타자에게 빈볼을 던진 투수와 소속 팀 감독이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MLB 사무국은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에게 1경기, 빈볼을 던진 이언 기보트에게 3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각각 내렸다. 기보트는 재심을 청구해 징계가 유보됐다.
빈볼은 지난 18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3-10으로 뒤진 텍사스가 8회 초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가운데 투수 후안 니카시오가 샌디에이고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볼카운트 3볼로 몰렸다. 이에 니카시오는 볼넷을 내주지 않기 위해 4구째 공을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졌고, 타티스 주니어는 이를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이에 타티스 주니어가 불문율을 어겼다고 판단한 우드워드 감독은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그를 노려봤다. 그리고 이어 등판한 기보트는 후속 타자 매니 마차도를 향해 빈볼을 날렸다. 다행히 마차도는 공에 맞지는 않았고 당시 심판진도 경고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경기 하루 뒤 사무국은 징계를 내렸다.
이 해프닝 뒤 야구 불문율이 과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신시내티 레즈의 투수 아미르 개릿은 자신의 SNS 계정에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규정을 따르고 싶지 않다”고 밝혔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내야수 팀 앤더슨 역시 “이래서 야구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타티스 주니어는 좋은 스윙을 했다. 이 상황에 관해 사과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 조니 벤치도 “만루홈런은 엄청난 기록”이라며 “누구든지 3볼에서 풀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타티스 주니어는 1999년 4월24일 박찬호를 상대로 한 이닝 연타석 만루홈런을 친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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