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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3분, 윌리엄스 감독은 왜 퇴장당했나[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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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아 윌리엄스 감독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 경기 8회말 김웅빈의 홈접전이 아웃에서 비디오판독을 거쳐 주루방해로 세이프 번복되자 항의를 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항의후 바로 퇴장당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맷 윌리엄스 감독은 왜 퇴장 당해야 했을까.

최수원 2루심의 오심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비슷한 결의 문제가 발생했다. 상황은 이랬다. 논란 이튿날인 23일 고척 키움전, KIA가 6-5로 앞선 8회말 2사 1, 3루 김주형이 타석에 섰다. 김명찬의 4구째 볼을 포수 한승택이 놓쳤고, 그 사이 3루 주자 김웅빈이 홈으로 뛰어들었다. 원심은 아웃. 이에 키움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3분의 비디오 판독 시간을 모두 썼고, 김명찬의 주루 방해로 인정돼 판정도 세이프로 바뀌었다.

문제는 판정 번복이 ‘3분’이 지난 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규정대로라면 3분이 지난 후 원심을 뒤집을 수 없고, 이를 인지하고 있던 윌리엄스 감독은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심판진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원칙상 감독은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면 퇴장당한다. 이에 따라 결국 퇴장 조치가 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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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윌리엄스 감독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 경기 8회말 김웅빈의 홈접전이 아웃에서 비디오판독을 거쳐 주루방해로 세이프 번복되자 항의를 이어가다 퇴장당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칙대로라면 이 판정은 정당했다. 비디오 판독 3분을 초과해도 판정 번복이 인정되는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KBO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절차에 따르면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판독이 지연되거나 복합적인 규칙 등을 적용하여 판단해야 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판독 시간 3분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날 KBO 측도 “두 가지 원칙이 모두 적용된 경우다. 홈 충돌 방지 규정이 예외 조항에 해당됐고, 같은 시각 잠실에서 홈런 판독 요청이 동시에 들어온 상황이다. ‘기술적 문제로 판독이 지연되는 경우’기에 정상적으로 ‘3분 초과’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판독은 정확히 3분 32초 후에 번복됐다. KBO의 말처럼 두 가지 예외 사항에 부합하나. 심판진의 대응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기본적인 규칙은 3분을 넘겨선 안 된다. 이외의 추가 조항이나 예외 사항을 감독이 모두 꿰뚫고 있지 못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전날 오심으로 패배를 겪은 KIA로선 당연히 항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판진은 퇴장 조치를 취하기 전 예외 조항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야 했고, 소통에서 비롯된 오해를 푸는 게 순서였다.

더군다나 원활한 의사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감독이다. 통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다 차분한 추가 설명은 필수다. KBO 측은 “윌리엄스 감독에게 해당 조항에 대한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전날 오심으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었기에 구체적인 설득과 합리적인 이유가 동반돼야 했다.

KIA는 22일에도 명백한 오심으로 눈앞의 승리를 내줬다. 윌리엄스 감독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경기 결과가 선수단의 경기력으로 결정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남긴 바 있다. 감독은 불과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것을 했고,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경기장을 나서기 전 윌리엄스 감독은 “You make the wrong call again, Again(당신들은 또 오심을 저질렀다)”는 말을 남겼다. 오심이 빚은 오해로 또 한 경기가 얼룩졌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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