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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샘 오취리 인종차별 논란

샘 오취리의 '내로남불'[심언경의 심경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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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심언경 기자] "성희롱은 되고, 패러디는 안 된다?"

의정부고 학생들의 '관짝소년단' 분장을 두고 '인종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샘 오취리가 제대로 역풍을 맞았다.

샘 오취리는 지난 6일 경기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업앨범 사진 중 이른바 '관짝소년단' 분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샘 오취리는 흑인의 장례문화를 패러디한 학생들을 향해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퍼요. 웃기지 않습니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마세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를 따라 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돼요?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한 번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때만 해도 샘 오취리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었다. '인종차별'이라는 예민한 키워드의 등장에 '웃고 넘기자'라는 반응은 금세 사그라들었고, 대부분의 네티즌이 그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용기'라면 '용기'였다. 샘 오취리는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은 인식조차 못 하고 소신만 내세우며 '무지'에서 비롯된 '용기'를 뽐냈다. 그의 '인종차별'적 행동이 재조명되면서 그야말로 우스운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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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짝소년단'을 지적한 글부터 잘못됐다. 샘 오취리는 해당 게시물에 K팝의 비하인드, 가십 등을 일컫는 '#Teakpop'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이에 샘 오취리는 "Teakpop 자체가 한국 Kpop에 대해서 안 좋은 얘기를 하는 줄 몰랐다. 알았으면 이 해시태그를 전혀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정했다.

하지만 사과문 하나로 덮기에는 샘 오취리의 과거가 지나치게 화려했다. 샘 오취리는 지난 2015년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양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시늉을 했다. 이는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이는 전형적인 동작이다.

이와 관련, 샘 오취리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을 흉내 내거나 비하하려는 목적 없이 스페인의 '못생긴 얼굴 대회' 이야기를 하면서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려고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의도에만 초점을 두자면, 단순히 유튜브를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을 향한 비판도 설득력을 잃는다. '관짝소년단' 분장 역시 무지에서 비롯됐다. 오히려 한국 문화를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자부했던 샘 오취리가 동양인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이 더욱이 충격적이다.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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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여기서 그쳤다면 다행이었을 터다. 그러나 샘 오취리는 자신을 물고 뜯는 일부 네티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샘 오취리는 배우 박은혜를 향한 성희롱적 발언에 동조를 하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샘 오취리와 박은혜가 함께 찍은 사진에 "Cute once you go black, you never go back. Lol"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는 '흑인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은 다른 인종의 남성과 다시 성관계하지 못한다"라는 의미다. 이에 샘 오취리는 당당히 "Preach"라고 답했다. '동의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 단어다. 답글을 남길 필요 없는 댓글에 굳이 동조한 그의 의도가 궁금할 지경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4년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최여진에게 했던 성희롱적 언행까지 재조명됐다. 당시 샘 오취리는 최여진의 몸매를 보고 "정말 예쁘다"고 말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 MC 규현이 "너무 위아래로 훑지는 말라"고 만류할 정도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샘 오취리는 더 나아가 "가나에서는 몸부터 본다"라고 받아쳤다.

샘 오취리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삭제했다.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 위해 활용했던 SNS를 폭파하면서, 그는 대중의 날카로운 의견을 듣는 것을 포기했다. 어쩌면 '듣기 싫다'가 더 적절한 표현일 수 있겠다. 형국이 딱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OSEN DB, 샘 오취리 SNS,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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