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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이주상의 e파인더] 지체장애3급 보디빌더 조형원,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하는 운동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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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형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장애는 극복이 안 된다. 양손이 불편해서 장애등급을 받았는데 등급 받은 것 이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왜소한 몸에 양손까지 불편하니 사람들 시선이 거의 손으로 향한다. 운동으로 몸이 커지자 손도 보지만 몸 쪽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시선이 몸쪽으로 향하니 조금이나마 덜 상처 받아 위안을 느낀다.” 지천명을 앞둔 보디빌더 조형원(49)은 여러 종목 중 머슬 부문을 대표하는 선수다. 그만큼 근육이 아름답고 밀도가 높다는 뜻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이소룡의 몸에 반해 중학교 때 육체미 체육관의 문을 노크했다. 17세 어린 나이에 미스터 충북 학생부 1위를 차지하며 한국 보디빌딩을 이끌 유망주로 꼽혔다. 21세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돼 가슴에 태극기를 달기도 했다. 1989년부터 2020년까지 우승트로피만 18개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1996년 화재로 인해 전신화상을 입었다. 피부이식 수술만 10차례 했을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었다.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으며 좌절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얼굴과 몸에 난 흉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러기를 7년. 페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천직인 보디빌딩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3년 미스터 충북 70kg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후 조형원은 승승장구했다. 머슬마니아 등 유명 대회에 출전하며 매년 우승의 기록을 남겼다. 흉터는 지울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것이 장애가 될 수는 없었다. 근육이 탄탄해지면서 흉터도, 상처도 머슬 사이에 숨어들었다. 이제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흉터를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다. 장애를 넘어 한국 머슬 부문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조형원을 그의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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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보디빌딩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인근의 헬스클럽을 자주 갔다. 학생도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해 정식으로 등록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이소룡이 우상이었다. 비슷해지고 싶어 보디빌더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 보디빌딩의 매력은?

무념무상의 꾸준함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근육을 키우는 데 집중했는데, 과정을 통해 욕심을 버리게 됐다. 보디빌딩은 육체와 정신을 함께 발전시킨다. 마음을 비우고 꾸준히 해야 원하는 몸을 가질 수 있다.

- 장애를 가지고 있다.

25세 때 집에서 난 화재로 다리와 가슴, 목 등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특히 양손을 많이 다쳤다. 지체장애3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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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장애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장애는 극복이 안 된다. 7년 만에 바벨을 들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바라보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전에는 상처와 흉터를 보면 괴로웠지만 지금은 훈장처럼 느껴진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하는 운동으로 다시 일어나 기쁘다.

- 특기는?

컴퓨터를 조립하는 것을 좋아한다.

- 운동의 철칙이 있다면?

정해진 식단을 꼭 지키려고 한다. 20년 넘게 피던 담배를 6년 전에 끊었다. 술은 명절에 맥주 한 잔 정도 한다.

- 건강의 적은?

술, 담배, 과식이다. 세 가지만 피해도 몸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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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수상경력이 궁금하다.

1989년 미스터충북 학생부 60kg 우승, 1990년 미스터코리아 학생부 60kg 우승, 1990년 미스터 YMCA 학생부 60kg 우승, 1990년 미스터 충청 학생부 60kg 우승, 1992년 미스터 유니버시티 60kg 우승, 1995년 미스터 충북 70kg 우승, 1996년 춘계 유니버시티 65kg 우승, 2013년 미스터 충북 70kg 우승, 2013년 청주시장배 70kg 우승, 2014년 미스터 충북 70kg 우승, 2015년 미스터 충북 75kg 우승, 2015년 미스터 충북 대상, 2016년 머슬마니아 머슬 클래식 우승, 2017년 머슬마니아 머슬 클래식 우승, 2018 IFBB PROFESSIONAL LEAGUE PRO QUALIFIER 70kg 우승, 2019년 몬스터짐 머슬 70kg 우승, 2020 PCA KOREA 머슬 75kg 우승 등이다. 우승기록만 적었다. 입상까지 쓰면 지면이 모자를 것이다.(웃음)

- 모토는?

성실함과 정직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 올 해 계획은?

지난 19일에 출전한 PCA KOREA를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쳤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외국에서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 미래의 모습은?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계속 하는 것이 목표다. 60세가 넘어서도 오픈 경기에 나가 젊은 선수와 같은 무대에서 경기를 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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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원.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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