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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울산·전북 “우승 앞에 형제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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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형제격인 울산·전북, 11월 사상 첫 FA컵 결승 대결

“행운을 빌겠습니다.”(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 “잘 받겠습니다, 그 행운.”(김도훈 울산 감독)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울산과 전북의 사령탑이 24일 열린 K리그1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주고받은 대화엔 부드러움 속에 날카로운 가시가 돋쳐 있었다.

지난 시즌 1부 리그 우승팀인 전북과 준우승팀인 울산은, 올해에도 국내 프로축구 최강을 다툰다. 정규리그 1위(울산)와 2위(전북)를 기록하며 상위 6팀이 정상을 다투는 파이널A에 진출했다. 두 팀의 승점 차이는 한때 5까지 벌어졌다가 울산이 최근 주춤하는 사이 전북이 바짝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두 팀은 23일 FA(축구협회)컵 4강에서도 나란히 승리하며 오는 11월 치러질 FA컵 결승전에서도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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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호적수지만, 두 팀이 처음부터 라이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5년까진 울산의 전력이 전북을 압도했다. 울산은 2005년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등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온 반면, 전북은 중위권을 맴도는 팀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2005년 7월 현역 시절 울산에서 뛰었던 최강희 감독이 전북 지휘봉을 잡으며 상황이 변했다. FA컵 결승에서 울산 현대미포조선을 꺾고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전북은, 4강에서 마주친 울산을 2차전 합계 점수 6대4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엔 창단 이래 처음으로 리그를 제패했다.

그때부터 성적도 역전됐다. 전북이 2009년 이래 올해에 이르기까지 7차례에 걸쳐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동안 울산은 3차례(2011, 2013, 2019년) 준우승에 그쳤다. ‘김신욱 사건’으로 인해 형제로 불리던 두 팀 사이에 감정의 골도 패었다. 지난 2016년엔 울산에서 활약하던 스트라이커 김신욱(32·상하이 선화)이 전북으로 이적한 데다, 그가 친정을 상대한 경기에서 득점 후 과도한 세리머니를 보이며 울산 팬을 자극한 것이다.

지난해엔 리그에서 치열하게 우승을 다투며 라이벌 의식이 한층 더 굳어졌다. 두 팀은 지난 시즌에 걸쳐 각각 9회씩 1위를 주고받으며 혈전을 벌였고, 최종 38라운드에 가서야 간신히 승부를 매듭지었다. 전북은 지난해 12월 1일 리그 최종전 홈경기에서 강원을 1대0으로 눌렀고, 같은 시각 울산은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대4로 패했다. 2위였던 전북이 1위 울산과 승점이 79로 같아졌고, 다득점에서 전북(72골)이 울산(71골)에 한 골 앞서 7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리그에선 종종 우승을 다퉜지만, 두 팀이 FA컵 결승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과 전북 모두 창단 이래 최초 더블(2관왕)을 노린다. 역대 리그 전적은 전북이 37승26무36패로 약간 앞선다. FA컵에선 전북이 2승 1무로 우세가 확연하다. 올해엔 리그 두 차례 맞대결에서 전북이 모두 이겼다.

그런 처지인지 1위 감독은 비장했고, 2위 팀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어제 FA컵 준결승을 치르며 컨디션이 올라온 조현우(29) 골키퍼를 비롯해, 홍철(30)과 이청용(32)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남은 경기를 축제라고 생각하며 즐기겠다”고 말했다.

[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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