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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뜨거운 포옹, 뜨거운 안녕...추신수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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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마지막 경기에 나와 기습 번트 안타를 날리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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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휴스턴전이 끝나고 팀 동료들과 포옹하는 추신수. [USA 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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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 경기에서 1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1회 말 첫 타석에서 3루수 쪽으로 굴러가는 번트 안타를 쳤다. 그런데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왼 발목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MLB에서의 16번째 시즌 성적은 타율 0.236, 5홈런, 15타점으로 기록됐다. 텍사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올 시즌에 추신수를 그라운드에서 더 볼 수 없게 됐다.

추신수가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팀 동료들은 추신수에게 다가와 뜨거운 인사를 보냈다. 추신수는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텍사스와 7년 계약 마지막 해였기 때문에, 이번 경기가 텍사스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추신수를 존경하는 동료들은 예우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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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휴스턴에서 기습 번트 안타를 날린 추신수가 왼 발목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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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이날 출전할지는 미지수였다. 지난 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경기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손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텍사스 구단은 이날 경기 전 추신수를 경기 로스터로 포함했고, 선발로 출전시켰다. 텍사스와 7년 계약 마지막 해인 베테랑 추신수를 위한 배려였다. 추신수는 선발은 어렵고 대타로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는뛰어난 이력을 가진 선수다 당연히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추신수의 오른손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추신수는 경기 후 "4∼6주 진단이 나온 부상이었다. 한 손으로 방망이를 드는 것도 어려웠다. 오늘 복귀전을 치르는 건 어리석은 일을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내가 얼마나 야구를 좋아하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텍사스 구단의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관중 경기였지만, 텍사스 구단의 특별 승낙을 받은 부인 하원미 씨와 두 아들, 딸은 관중석에서 추신수의 타석을 지켜봤다. 추신수는 "경기 시작 직전에 전광판을 보는 데 경기장에 있는 가족의 모습이 영상으로 나와 놀랐다. 나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이 내게 큰 선물을 줬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영광과 쓴맛을 다 경험했다. 지난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당시 1500억원)에 텍사스와 계약했다. MLB 한국인 선수 최고액이었고, 당시 MLB 외야수 역대 6위에 해당하는 대형계약이었다.

큰돈을 벌면 그만큼의 기대와 비판을 받기 마련이다. 텍사스에서 보낸 7년 내내 그랬다. 특히 부상으로 48경기밖에 뛰지 못한 2017년에 비판이 쏟아졌다. '추신수는 영입 실패'라는 기사가 자주 나왔다. 매년 트레이드 대상자 물망에 올랐다. 높은 연봉 때문에 영입하려는 팀이 선뜻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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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27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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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7년 동안 텍사스에서 뛴 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 구단 관계자가 장기 계약을 하고, 이렇게 오랜 기간 텍사스에서 뛴 선수는 아드리안 벨트레와 나, 둘 뿐이라고 하더라. 트레이드 얘기가 자주 나왔지만, 텍사스에서 좋은 동료와 코칭스태프를 만나서 후회 없이 뛰었다"고 했다.

이제 추신수는 텍사스와 재계약을 논의하거나 새 팀을 찾아야 한다. 그는 "아직 은퇴를 생각하지 않았다. 2년 정도 더 뛰고 싶다. 162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는 시즌을 끝으로 경력을 마감하고 싶다. 이번 겨울에도 예전처럼 훈련하며 보낼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텍사스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1989년부터 텍사스를 취재한 MLB닷컴의 T.R. 설리반 기자는 "나이까지 생각하면 마이너리그 계약 이상 따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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