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지난 7월 31일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시즌 첫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이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토론토가 원정팀 구장을 빌려 홈으로 썼다. UPI연합뉴스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 연휴 기간에 새로운 ‘가을의 전설’을 써 내려갈 채비를 하고 있다. 풍성한 한가위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이 야구팬을 찾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인 빅리거가 같은 해 세 명이나 포스트시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당당한 팀 에이스로, 자신의 힘으로 토론토를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류현진(33)을 필두로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0667)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 1번 시드를 받은 최지만(29·템파베이)는 한국인 빅리그 역사상 최초의 투타 맞대결을 기대하게 만든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1점대 평균자책점(1.62)을 기록하며 KBO리그의 매운맛을 유감없이 보여준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도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탬파베이 최지만이 지난 13일(한국시간) 보스턴과 홈경기에서 3회말 홈으로 슬라이딩하고 있다. 최지만은 이날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해 막바지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 AP연합뉴스 |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내셔널리그보다 하루 먼저 개막하기 때문에 류현진과 김광현이 릴레이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아메리칸리그는 30일(한국시간)부터, 내셔널리그는 1일부터 각각 시작한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속도를 내는 최지만이 경기에 출전한다면, 올시즌 무산된 투타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토론토는 확률상 타이완 워커를 1차전, 류현진을 2차전 선발로 내다보고 있다. 1일 탬파베이 선발 라인업에 최지만이 이름을 올리면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 빅리거 간 투타 맞대결을 펼치는 ‘즐거운 상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셈이다. 캐나다 데일리 라이브는 28일 ‘토론토는 탬파베이에 4승 6패로 열세였지만, 2점 이내 승부가 8경기였다’면서 ‘토론토의 평균 득점이 5.03점으로 탬파베이(4.81점)보다 높기 때문에 2승 1패로 토론토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 예상대로 토론토가 승리한다면, 클리블랜드-뉴욕 양키스전 승자와 내달 6일부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에 돌입한다. 가을이 무르익는 것은 사실상 이때부터다. 류현진과 최지만 중 한 명은 완연한 가을을 만끽할 수 없지만, 다른 한 명은 업셋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다.
메이저리그 루키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지난 15일(한국시간) 밀워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역투하고 있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처럼 메이저리그에서도 데뷔시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다. 밀워키(미 위스콘신주) | AP연합뉴스 |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밀워키를 5-2로 제압하고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4번 시드를 받은 샌디에이고와 겨룬다. 샌디에이고는 올시즌 파란을 일으키며 가을잔치에 참가했지만 경험 면에서는 세인트루이스에 뒤질 수밖에 없다. 김광현에게는 2년 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에 응찰했던 샌디에이고를 운명의 장난처럼 빅리그 데뷔 시즌에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게 됐다. 격전지인 펫코파크는 김광현이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자격으로 뛴 경험이 있다.
미국 디 애슬래틱은 ‘베테랑 투수인 애덤 웨인라이트를 3차전에 배치하는 전략으로 샌디에이고를 압박해 들어 갈 것’이라며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김광현의 공을 본적이 없고, 세인트루이스는 사흘 내내 상대 타선을 흔들 계책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 141.4㎞ 정도의 약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김광현의 베테랑 다운 경기운영 능력도 그를 2차전에 배치하는 것이 팀으로서는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대진표. 출처=MLB닷컴 |
세인트루이스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면 LA다저스-밀워키전 승자와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다저스가 올라온다면 류현진의 친정이자 현역 최고 왼손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클레이튼 커쇼와 맞대결도 가능해 또다른 볼거리를 마련할 수 있다. 밀워키가 진출한다면 정규시즌에서 두 차례 강한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에 김광현으로선 손해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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