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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의료진 없이 응급처치만…프로배구 ‘안전 무방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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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정호영 경기 중 무릎 부상

“코로나로 대전권 간호사 부족”

선수 보호 부실에 ‘시즌아웃’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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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 정호영(19·사진)이 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으나 의료진이 규정대로 대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정호영은 전방 십자인대파열 진단을 받아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 졌다.

정호영은 지난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 4세트 도중 속공하기 위해 점프하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정호영은 왼쪽 무릎을 감싸안으면서 코트에 그대로 쓰러졌다.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정호영이 괴로워하면서 우는 소리가 생중계됐다.

문제는 그 후 구단 측의 대처였다. 약 1분이 흐른 뒤 코트로 들어온 들것 위로 정호영을 옮기던 의료 관계자는 응급처치사 1명뿐이었다. 안전요원들이 들것을 들고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다른 의료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국배구연맹의 2020~2021 V리그 대회운영요강 제10조를 보면 “경기장 내에 의사 또는 응급처치사 중 1명, 간호사 1명 등 총 2명을 배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응급이송차량 운전자는 이 인원에서 제외된다. 이날 충무체육관에 응급처치사는 있었으나 간호사는 없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대전지역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보니 구단 협력병원에서 간호사를 파견하기가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격리 중인 대전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52명이다.

이 관계자는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심폐소생술(CPR) 자격증이 있는 응급처치사 2명으로 대신 진행했다”면서 “이분들은 경기장에 처음 나온 터라 들것을 앰뷸런스에 두고 오셨다. 가져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배구연맹도 구단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을 뿐 구단이 대회운영요강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배구연맹 관계자는 “최대한 간호사를 배치해야 하지만 과거에도 의사나 간호사가 없을 때는 응급처치사 2명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정호영은 1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내측 측부인대 미세손상, 외측 반월상 연골판 손상 의심 소견이 나왔다. 재활에 6~9개월이 소요돼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호영은 올 시즌 레프트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으나 홈 개막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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