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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운도 실력이다” 김광현, 1점대 ERA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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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성락 기자] 메이저리거 김광현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인터뷰를 가졌다.김광현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ksl0919@osen.co.kr


[OSEN=길준영 기자] “운도 실력이다”

김광현(32)은 지난 겨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데뷔 첫 해부터 8경기(39이닝)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활약했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김광현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하다. 사실 이닝은 얼마 안되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나도 놀랐다. 첫 승리를 했을 때는 울컥하는 마음도 들었다”라며 메이저리그 첫 시즌의 소감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김광현은 세부 성적에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김광현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개막이 연기되고, 팀내에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잠시 일정이 중단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89.9마일(144.7km)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주무기 슬라이더도 헛스윙비율 20.6%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현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탈삼진 능력도 예상과 달리 돋보이지 않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5.54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볼넷 억제(9이닝당 볼넷 2.77개)를 잘해냈지만 삼진을 많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야수들의 수비에 크게 의존해야 했다.

어떻게 보면 운이 많이 따른 시즌이었다. 김광현의 BABIP(인플레이타구타율)는 0.217으로 낮았고, 잔루율은 86.6%에 달했는데 모두 162경기 풀시즌을 치렀다면 유지하기 쉽지 않은 수치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서 제공하는 기대타율(타구 속도와 각도 등을 기반으로 통계적으로 예상되는 타율)을 보면 김광현은 0.255로 실제 피안타율(0.197)과 차이가 상당했다. 평균자책점과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 역시 각각 1.62와 3.88로 격차가 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김광현은 “운도 좋았고, 포수의 능력도 좋았다. 그렇지만 운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운이 따랐다고 본다. 앞으로 운이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실력으로 극복하겠다”라며 다음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올 시즌 김광현의 성적을 단순히 운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수비효율(인플레이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잡아낸 비율)을 보면 세인트루이스는 0.731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베이스볼서번트의 OAA(Outs Above Average)는 6으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투수가 아웃카운트를 꼭 삼진으로 잡아야할 필요는 없다. 등 뒤에 리그 최고 수준의 야수진이 있다면 야수들을 믿고 맞춰잡는 투구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팀 전체 성적을 봐도 FIP(4.58)보다 평균자책점(3.92)이 좋은 팀이다.

김광현은 이미 팀에서 주축 선발투수로 인정받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1차전 선발투수를 맡았다.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의 성적이 단순히 운 덕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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