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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대호가 지킨 약속처럼…허문회 감독의 2년차 반전 약속 [오!쎈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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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잠실,박준형 기자]8회말 롯데 허문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19번째 선장이었던 허문회 감독은 2020년 감독 첫 시즌, 7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롯데는 허문회 감독의 지휘아래 71승72패1무, 승률 4할9푼7리의 성적을 찍으며 정규시즌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48승93패 승률 3할4푼으로 2013년 한화(승률 0.340) 이후 최악의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팀을 5할 승률에 가까운 팀으로 변모시켰다. 예년 같았으면 5강 싸움을 펼쳤을 성적이었지만 리그 전체적인 승률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7위에 그쳤다. 10구단 체제에서 가장 높은 7위 팀 승률이라고 위안을 삼을 수 있다.

단순히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해서 성적표에 면죄부가 생기지 아니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 감독으로서 첫 시즌을 돌아보면서 많은 후회와 반성을 했다.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성찰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초보 감독이 맞는 것 같았다. 인정을 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겠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지만 내가 잘 못했다. 5등을 정말 들고 싶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말로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투수교체, 대타, 작전 등 타이밍 싸움에서 제가 부족했다”면서 경기 운영적인 면에서도 자신의 패착을 인정했다. 가중 피로도를 통한 불펜 투수들의 관리를 펼쳤고 실전 체력을 위한 주전급 야수들의 체력 관리 등이 허문회 감독의 주된 정규시즌 운영 플랜이었고 8월 이후 도약을 준비했다. 그러나 플랜이 뜻대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는 수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그 변수들을 간과했다. 허문회 감독은 신이 아니었고 KBO리그의 장기 레이스도 만만한 무대가 아니었다.

“1점차 승부는 운”이라고 말했지만 13승21패, 전체 최하위로 올해 롯데의 명운을 갈라놓은 주요 요소가 됐다. 리그 최초의 전 구단 상대 끝내기 패라는 결과 역시 경기 운영적인 부분에서 분명 문제를 갖고 있었다는 단적인 예다. 결국 팀의 득점과 실점을 기반으로 한 기대승률(피타고리안 승률)에서는 5할2푼을 기록했지만 실제 승률은 이보다 훨씬 밑도는 4할9푼7리에 머물렀던 것도 벤치의 운영 미숙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허문회 감독은 시즌 내내 구단과의 마찰을 암시하는 언행들로 살얼음판 같은 동행을 이어갔다. 감독 1년차로서 보기 드물게 구단과의 갈등이 생겼다. 현장과 프런트 서로의 불만이 쌓여갔다. 갈등이 그리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다. 또 다시 현장 리더십의 교체라는 흉흉한 소문들이 롯데를 감돌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구단과 소통을 많이 하겠다. 감독 혼자서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길이 열려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장과 구단 간의 소통이 이제는 잘 나가는 팀의 필수조건이 됐고, 서로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문화 감독에게 올 시즌은 또 다른 배움의 시즌이 되었을 터. 코치 시절과는 달랐던 감독의 무게감, 말 한 마디에 담아야 할 책임감 등을 체감했다. “2군을 믿을 것이다”는 말로 구단의 육성 전략과 운영의 분신과의 조화를 다짐한 허 감독이다.

2년차의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발전해야 한다. 실패의 결과, 실패의 과정이 발전의 밑천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지난해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부진을 펼쳤지만 올해 반등을 이뤄내고 허문회 감독과의 약속까지 지킨 베테랑 이대호의 모습을 되새겨야 한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캠프때 (이)대호와 약속을 한 것이 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트레이너들에게 물어보니 시즌을 치르면서 항상 체중이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시즌 몸무게 유지가 됐다. 대호가 했으면 다른 선수들도 했을 것이다. 목표를 선수마다 갖고 움직였다. 보람을 느꼈고 감격스러웠다. 자기 자신을 지켰다. 내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약속을 져버리지 않았다. 결은 다르지만 허문회 감독도 반등을 다짐하고 1년차의 실패를 되돌아보며 2년차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약속을 했다. 과연 허문회 감독은 2년차에 반전을 꿈꾸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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