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연재] 중앙일보 '송지훈의 축구·공·감'

[송지훈의 축구·공·감] 축구대표팀 유럽원정, 방역 안전 모범 보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속 어렵게 이루어진 평가전

유럽 재유행과 잇단 테러에 우려

K-방역처럼 원정팀 모델 만들자

중앙일보

지난달 12일 대표팀과 올림픽팀의 평가전을 보며 기뻐하는 축구 팬.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는 모든 게 상식을 넘어선다. 그동안 상수(常數)로 여기며 살아왔던 많은 것들이 수시로 변수(變數)로 바뀐다. 때가 되면 당연히 열리던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가 연말이 돼서야, 그것도 나라 밖으로 나가야 간신히 할 수 있는 귀한 이벤트가 될지 누가 알았겠나.

‘유럽 원정’이라는 힘든 길을 마다치 않고 기어이 A매치를 성사시킨 대한축구협회의 노력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이달 두 차례 열리는 A매치는 내년으로 미뤄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및 최종예선을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조직력을 다듬을 소중한 기회다.

15일 오전 5시(한국시각) 멕시코전. 그리고 17일 오후 2시 카타르전. 두 번의 A매치를 손 모아 기다리는 건 코칭스태프와 선수, 스태프 등 대표팀 구성원뿐만이 아니다. A매치를 기다려온 팬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이벤트다. A매치가 중요 수입원인 축구협회에도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수입은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이다.

출발도 하기 전부터 악재나 다름없는 변수가 잇따라 등장해 대표팀과 축구협회 관계자들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가장 큰 악재는 역시 코로나19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유럽 대륙에 또 다시 코로나19 확산 광풍이 휘몰아친 모양새다. 평가전이 열릴 오스트리아도 예외가 아니다. 4일 하루 동안 454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매일 4만명 안팎이 확진 판정을 받는 이웃 프랑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내와 비교하면 우려스러운 숫자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3일부터 심야(오후 8시~다음 날 오전 6시) 통행금지 조처를 했다. 실내 다중 밀집시설도 일시 폐쇄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유럽 현지에서 축구 A매치를 포함한 각종 스포츠 경기 중단 및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보도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아직 (평가전을 허가한) 오스트리아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다. 상황을 철저히 살피며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도 평가전을 앞둔 우리 대표팀의 불안요소다. 당시 무장괴한 여러 명이 빈 시내 중심가 6곳에서 총기를 난사했다. 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 사건 직후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은 우리 교민에게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대표팀 경기 장소는 빈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곳이다. 테러 관련 우려는 높지 않은 지역이지만, 대비는 필요하다.

평가전을 앞두고 축구협회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이어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그리고 혹시 모를 테러 가능성으로부터 선수단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꼼꼼한 준비와 진행이 필요하다. 방역 잘하고, 불필요한 외출과 이동을 삼가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번 유럽 원정 기간만이라도 방역 및 안전 업무를 책임지고 전담할 담당관을 둘 것을 제안한다. 담당관이 국내 및 현지 유관기관과 연락 채널을 가동하면서 방역과 안전의 A부터 Z까지를 철저히 챙겨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한국은 이른바 ‘K-방역’이라고 부르는 국제적인 모범 사례를 탄생시켰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번 유럽 원정에서 선보일 방역과 안전 모델이 향후 ‘스포츠팀 해외 원정 모범 사례’로 주목 받을 수 있다. 소집, 훈련, 이동, 점검 등 벤투호가 거칠 모든 과정이 스포츠 방역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