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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도둑에 음주운전…시끄러운 MLB 감독 복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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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알렉스 코라 감독


미국 메이저리그(MLB) 감독 자리도 의외로 회전문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능력 있는 감독을 발굴하거나 데려오기가 쉽지 않기에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지도자로 안전한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우승 경력이 있는 명장들을 복귀시켰지만 이들의 도덕성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보스턴 사령탑으로 복귀한 알렉스 코라(45) 감독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벤치 코치 시절 팀의 조직적 사인 훔치기에 개입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당시 휴스턴은 전자 장비로 상대 팀 사인을 간파한 뒤 이를 타자에게 전달했는데, 이 사건은 2020시즌을 앞두고 드러났다. 2018년 보스턴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코라 감독은 보스턴으로부터 해임됐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코라 감독은 징계가 풀리자마자 보스턴으로 복귀했다. 보스턴은 코라 감독을 기다린 듯했다. 코라 감독은 보스턴 부임 첫해인 2018년 곧바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겨줬다. 신인 감독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것은 역대 5번째일 정도로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올해 보스턴의 성적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였기에 반등을 이뤄줄 적임자가 필요했고 거기에 코라가 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코라 감독은 11일 미국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사인 훔치기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그 사건이 벌어진 뒤 내 야구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야구는 신경 쓰지 못했다. 내 주변과 가족을 챙겨야 했다”면서 “(사인 스캔들 사건은) 내 야구 인생에 전혀 자랑스럽지 않은 기억이다. 평생 내 인생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코라의 복귀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또 한 명 논란의 감독은 토니 라루사(76)다. 화이트삭스 사령탑에 선임됐다는 발표가 난 라루사 감독이 지난 2월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체포 당시 경찰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던 것이 추가로 알려져 더 논란을 낳고 있다. ESPN 보도에 따르면 라루사 감독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도로에서 술을 마친 해 운전하다가 도로 연석에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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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라루사 감독


라루사 감독은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고 “내가 누군지 아느냐”면서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와인 한잔을 했을 뿐이다. 이 (우승) 반지가 안 보이나? 나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람이다. 나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라”고 쏘아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루사 감독은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명장이다. 그러나 음주운전 사실과 적발 과정에서 저지른 부적절한 언행으로 야구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기고 있다. 선수들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자유계약선수(FA) 마커스 스트로먼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통해 “라루사 감독을 영입한 화이트삭스 구단을 이해할 수 없다. 많은 돈을 줘도 라루사 감독 같은 사람과 함께 뛰기 싫다”는 글을 남겼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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