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PD, 김용범CP/사진=본사DB

[헤럴드POP=천윤혜기자]'프듀' 조작 혐의를 받는 안준영PD와 김용범CP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준영PD, 김용범CP, 보조PD 이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안PD에게는 징역 2년, 김CP에게 징역 1년 8개월 형을 선고했다. 1심 판결과 같은 선고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둔 상태였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문자 투표를 실시해 시청자들을 속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문자투표 수익금을 방송사인 CJ ENM에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시청자 1명이 중복 투표하는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덧붙이며 "김용범은 총괄 프로듀서로서 지휘, 감독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시즌3, 4 순위 조작 묵인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 안준영은 메인 프로듀서로서 순위 조작에 가담했고, 연예기획사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억울하게 탈락한 피해 연습생들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억울하게 탈락시킨 피해 연습생들에게 물질적배상도 중요하지만 이전에 명단을 공개하는 게 피해 구제의 시작이고 공정성 회복,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최선일 것이라 봤다"며 시즌1 1차 조작으로 김수현, 서혜인을, 시즌2 조작으로는 성현우, 강동호를, 시즌3에서는 이가은, 한초은을, 시즌4에서는 김국헌, 이진우,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을 탈락시켰음을 밝혔다.

또한 "억울하게 탈락시킨 피해 연습생은 공개하되 유리하게 한 연습생은 공개하지 않기로 차선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순위에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 연습생들 역시 자신의 순위가 조작된 걸 모르고 있던 것으로 보이고 이들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밝힐 경우 순위 조작 행위를 한 피고인들을 대신해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 이 사건 재판은 순위 조작 피고인들을 단죄하는 재판이지 젊음을 불태운 연습생들을 단죄하는 재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기획사 임직원 5명은 2심에서 1심보다 높은 형량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앞서 안준영PD와 김용범CP 등은 지난해 12월 '프로듀스101' 시즌1부터 4까지 유료 문자 투표 조작 및 특정 참가자들에게 혜택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업무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 됐다. 안준영PD는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 역시 같이 받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1심에서 안준영 PD, 김용범 CP는 각각 징역 2년,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항소했고 지난달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안준영PD는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침통했다. 연습생, 시청자들이 받았을 충격과 고통을 생각해보면 어떻게 사죄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할지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김CP 역시 "저를 버리고 상처 받은 분들께 반성하며 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