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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금지약물 파동 딛고 유럽 골프 샛별로 우뚝 선 버자이드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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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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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마신 극약. 그 부작용으로 얻은 말더듬증과 불안장애. 그리고 처방약 속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자격정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은 삶이다. 크리스티안 버자이드넛(26·남아공)이 이런 아픔을 딛고 유럽피언골프투어의 샛별로 떴다.

버자이드넛은 30일 남아공 말리라네의 레오파드 크리크 컨트리클럽(파72·7249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알프레드 던힐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공동 2위 선수들을 4타 차로 따돌린 버자이드넛은 지난해 6월 안달루시아 마스터스 이후 1년 5개월 만에 유럽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상금은 25만2639유로(약 3억3000만원). 버자이드넛은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61위에서 41위로 뛰었다. 덕분에 버자이드넛은 올해 연말까지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에게 주는 2021년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획득할 가능성 커졌다. 그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38위에 올랐다.

버자이드넛은 젊지만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불과 두 살때 버려진 콜라병을 주워 마셨는데 그 안에 극약이 담겨 있었다.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신경 일부가 손상됐고 그 후유증으로 말더듬 증세에 시달렸다. 이는 주변의 놀림과 따돌림으로 이어졌다. 증세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심해졌다. 남들 앞에서 말을 할때면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면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심리적 압박감을 받았다. 이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불안 장애 치료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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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또 다른 불행을 낳았다. 4살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버자이드넛은 2014년에 영국에서 열린 브리티시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도중 도핑 테스트를 받았는데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나 2년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불안 장애 치료제에 함유된 베타 차단제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정한 금지 약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징계가 풀린 뒤 남아공 미니투어 빅 이지 투어에 나서 5승을 거뒀다. 또 2016년 남아공 프로골프 투어인 선샤인 투어에 데뷔해 생애 첫 우승과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이듬해 유러피언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안달루시아 마스터스에서는 올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욘 람(24·스페인)을 제치고 유러피언투어 첫 우승을 거둬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버자이드넛은 “2년 출장 정지를 당했을 때 내 인생이 모두 끝났다고 느꼈다”며 “2014년 약물 검사 사건 이후 불안 장애 치료제는 한 번도 복용한 적이 없다. 이제 남 앞에서 더듬거리며 말하는 걸 꺼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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