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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미식축구) 감독은 왜 시즌 도중에 해고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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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4년 동안 NFL LA 차저스 감독을 지낸 앤서니 린 감독은 5일(한국 시간) 2020 정규시즌이 끝난 다음 날 해고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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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미국 스포츠에서는 NFL(북미미식축구리그)의 정규시즌이 끝난 다음 날인 월요일을 ‘블랙먼데이’라고 부른다. 뉴욕의 월가에서 거론되는 블랙먼데이가 아니다. 성적 부진의 감독들이 줄줄이 해고를 당하기 때문이다. 2020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1월4일(현지 시간) LA 차저스, 뉴욕 제츠, 잭슨빌 재규어스 등이 같은 날 감독을 해고됐다. 현재 6개 팀이 사령탑이 공석중이다. 시즌 도중에 해고돼 감독 대행을 한 팀도 있다. 그러나 NFL은 시즌 도중의 감독 해고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부분 정규시즌이 끝나는 날 또는 다음 날 해고의 칼을 휘두른다.

이유는 시즌 도중 해고는 선수에게 혼선을 주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NBA, NHL은 시즌 도중 감독 해고가 시즌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 대행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NFL 감독 해고는 시즌 오버를 뜻한다.

지구상 스포츠 가운데 작전을 커다란 표로 만들어서 감독이 지참하는 종목은 풋볼 뿐이다. 코치도 가장 많다. 감독 포함해 13명이 기본이다. 보통의 감독은 나이를 숨긴다. 풋볼은 숨길 수가 없다. 노안으로 돋보기 안경끼는 것을 만인에게 공개한다. 작전 다이아그램을 봐야하는 터라 안경없이는 지시가 어렵다.

시즌 전에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협의하에 만드는 게 ‘플레이북’이다. 팀의 공격, 수비, 스펠셜 팀의 A에서 Z까지 망라돼 있다. 플레이북은 사전 두께만큼이나 크다. 시즌 도중에 감독을 해고할 경우 이 플레이북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선수, 코치 모두 새로운 작전에 혼돈이 올 수 밖에 없다. 성적이 나빠도 시즌 도중 해고의 칼을 들지 않는 까닭이다.

전 국무장관 곤돌리사 라이사(현 스탠퍼드 대 교수)는 풋볼을 “잔인한 체스 게임(Brutal Chess game)”이라고 정의했다. 짐승같은 선수들이 부딪히고, 태클하고, 한 경기가 끝나면 부상자가 속출하는 게 풋볼이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작전으로 시작돼 작전으로 끝나는 고도의 전술 전략 게임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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