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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14년 만에 억대 연봉 못 받는 장원준, 그래도 ‘기회’를 얻었다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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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장원준(36·두산)은 억대 연봉자가 아니다.

데뷔 첫 억대 연봉(1억1000만 원) 계약을 맺은 2008년부터 ‘거액’만 받던 129승 투수는 이제 KBO리그 평균 연봉(2020년 2월 기준 1억4448만 원·신인 및 외국인 제외)도 받지 못한다.

장원준의 2021년 연봉은 8000만 원이다. 전년 대비 2억2000만 원이 삭감됐다. 삭감 폭은 그나마 작아졌다. 2019년에는 4억 원(10억 원→6억 원), 2020년에는 3억 원(6억 원→3억 원)이 깎였다.
매일경제

장원준은 2021년 연봉 8000만 원에 계약했다. 2007년(8500만 원) 이후 14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지 못한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이번에는 상징성이 크다. 장원준이 억대 연봉을 못 받는 건 2007년(8500만 원) 이후 14년 만이다.

이적하자마자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2015·2016년)를 이끌던 그도 쓸쓸히 무대 뒤편으로 밀려나는 중이다. 자존심이 구겨졌다. 상실감도 클 터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 프로야구선수로 뛸 ‘기회’를 얻었다.

장원준은 2년간 팀 기여도가 떨어졌다. 2019년 6경기(2이닝), 2020년 2경기(5⅔이닝)만 출전했다. 개인 시즌 최소 경기 및 최소 이닝 기록이다.

건강하지 않기도 했으나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했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구원투수로도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2군에서 선발투수로 새 출발을 했지만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19년 9월 무릎 수술을 한 그는 2020년 퓨처스리그에서 14경기(43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6.70을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 1군의 부름을 받았으나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의 지난해 피안타율은 0.375,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2.65에 이르렀다.

냉정히 말해 2021년에도 장원준이 재기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름값이 있지만, 점점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도 방출되지 않았다. 올겨울에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두산은 장원준을 안고 간다. 단, 예년 같은 대우는 어렵다. 삭감률은 73.3%였다.

누구나 그렇듯 프로야구선수에게도 ‘돈’은 중요하다.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도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왼손에 야구공을 잡는다. 누구보다 장원준이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를 바라는 건 곰 군단이기도 하다.

팀 내 투수조 선배도 거의 없다. 김승회 권혁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최원준 김민규 이승진 등 재능 있는 젊은 투수가 성장하고 있다.

이대로 장원준은 초라하게 퇴장할까. 적어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주어졌다. 다음은 장원준의 몫이다. 잘한다면 억대 연봉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터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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