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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값 폭행' 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체육회 인준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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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결론 내릴 듯

연합뉴스

2010년 '맷값 폭행'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들어서는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다음 달 4일 열리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 당선인(마이트앤메인 대표)의 인준안이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철원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협회 차기 회장에 당선됐다. 협회는 지난 15일 대한체육회에 당선인에 대한 인준 신청서를 제출했다.

산하 협회의 임원 인준 절차는 하루 이틀 사이 마무리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체육회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사회에 최종 결정을 넘겼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2010년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으로 세간을 들썩이게 만든 인물이다.

당시 그는 화물차량 기사를 때리고 '맷값'이라며 2천만원을 건네 집행유예를 받았다.

영화 '베테랑'의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국민적인 공분을 산 그는 최근 아이스하키협회 차기 회장에 당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최 대표가 페어플레이를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의 수장으로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정치권에선 이른바 '최철원 금지법'이 발의됐다. 반사회적·비윤리적 행위로 형사 처벌받은 사람은 앞으로 체육단체장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시민단체들도 체육회를 향해 최 대표의 인준을 거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체육회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산하 협회장에 대해 인준을 거부한 전례가 없다.

최 대표는 후보 등록을 놓고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 4곳에 문의했다. 그 결과 '결격 사유가 없다'는 유권 해석을 받았다.

체육회가 인준 거부로 결론 내린다고 해도 최 대표가 소송에 나설 경우 법정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셈이다.

최 대표가 체육회가 인준을 거부하면 자진해서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협회는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최 대표를 둘러싼 잡음 속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이스하키인들의 목소리다.

최 대표는 회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전영덕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동문회장을 62대 20의 압도적인 표 차로 눌렀다.

협회 선거인단이 특별히 도덕적으로 둔감해서가 아니다. 현실적인 이유가 컸다.

아이스하키는 단체 스포츠다. 한 경기당 2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려면 적잖은 예산이 소요된다.

과거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결전지에 입성하곤 했다.

협회가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차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대회를 치렀다. 성적이 날 리 만무했다.

변화가 생긴 건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한라그룹 회장)이 2013년 부임하면서부터였다.

재계의 소문난 아이스하키 마니아인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한국 아이스하키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세계 33위에 머물렀던 남자 아이스하키는 정 회장의 8년 재임 기간을 거치며 지금은 18위까지, 15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도 실업팀 하나 없는 열악한 현실 속에서 16위로 도약했다.

정 회장이 퇴임한 상황에서 선거인단이 최 대표에게 몰표를 던진 것은 비인기종목인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려면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도덕성과 재력을 둘 다 겸비한 후보라면 이상적이지만 비인기종목인 아이스하키에서 그런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인 고민이다.

최 대표는 국내 아이스하키의 숙원 사업인 아이스하키 전용시설 확충을 비롯해 1기업 1중학클럽팀 운영 및 리그 운영, 실업팀 창단 등의 굵직한 공약을 앞세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돈이면 다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왜 아이스하키인들이 최 대표를 지지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아이스하키에 무관심했던 정치인이나 시민단체들은 인준이 거부되면 통쾌할 수 있겠지만,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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