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최지만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과 비슷한 시기에 고교를 졸업해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갔다.
최지만은 "김선기, 나경민, 문찬종, 신진호 등 같이 왔던 선수들이 돌아가는 걸 보고 '나도 이제 한국으로 가야 할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최지만은 미국에서 버텼고, 이제는 붙박이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는 '한국인 마이너리거'들의 멘토 역할도 한다.
5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최지만은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뉴욕 양키스) 등 후배들과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 미국에서 10년 이상 뛰다 보니 후배들에게 조언할 말이 있긴 하더라"라며 "후배들과 대화하면서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배지환은 올해 피츠버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뛴다. 배지환에게 '좋은 기회다. 즐겨라'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지만은 2019년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배지환과 박효준을 숙소에 초대해 저녁을 제공하는 등 '형' 역할을 했다.
물 마시는 최지만 |
조심스럽지만, 올해 처음 미국에서 뛰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도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동안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모두 최지만의 형이었다.
최지만이 '미국 경험'은 더 많았지만, 오승환(현 삼성 라이온즈),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은 야구 경력이 더 길었다. 최지만이 굳이 경험을 전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최지만보다 어리다.
최지만은 "김하성이 좋은 계약을 했다. 축하한다"며 "나는 아메리칸리그, 김하성은 내셔널리그에서 뛰어서 시즌 중에는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김하성과 시즌 끝나고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KBO리그에서 성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는 김하성은 구단과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김하성은 워낙 좋은 선수다. 먼저 동료들에게 다가가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10년 동산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곧장 날아간 최지만은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16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현재 최지만은 탬파베이 주전 1루수로 뛴다.
빅리그 서비스타임 3년을 채운 선수가 받는 연봉조정신청 자격도 얻어 '청문회'도 했다. 그의 2021년 연봉은 185만달러 혹은 245만달러다.
최지만은 "처음으로 세 자릿수 연봉(100만달러 이상이라는 의미)을 받는다. 뿌듯하다"라며 예전에는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어느덧 내가 여기까지 와 있더라"라고 감격해했다.
'성과'를 이루고도 "다시 고교 3학년이 된다면 한국프로야구를 먼저 경험하겠다"고 말할 만큼, 최지만은 고된 시간을 버텼다.
"미국에서 뛰다 보니 진심으로 조언을 구할 선배가 없었다"라고 한 최지만은, 이제 미국에서 뛰는 한국인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조언할 선배'가 되고자 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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