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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롯데 프랑코, ML서 통한 직구 KBO서 성공 예감 UP[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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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29)는 패스트볼에 장점을 갖고 있는 투수다.

키 185㎝, 체중 109㎏인 프랑코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등판 163경기를 포함해 183경기에서 45승 59패 평균자책 4.57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롯데는 프랑코와 계약하며 “평균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강속구 투구로 제구도 준수하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강점에 주목했다”며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로 나섰던 경험과 부상 이력이 없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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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새 외국인 투수 프랑코는 패스트볼에 장기를 갖고 있는 투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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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이 150km가 넘는 공은 KBO리그서는 흔치 않다. 거의 최고 수준의 스피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만 빨라서는 KBO리그 타자들을 제대로 공략할 수 없다. 빠른 공을 갖고도 제구가 따라오지 않아 실패한 외국인 투수가 한 둘이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프랑코는 다소 마음을 놓아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빠른 공을 갖고 있지만 나름의 제구력도 가진 투수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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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프랑코의 등판 성적이 없다. 2019년에 활약한 데이터로 분석을 시도해봤다.

프랑코는 마이너리그선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306으로 다소 높았다. 패스트볼 위주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랑코의 2019시즌 마이너리그 패스트볼 구사율은 60%나 된다.

마이너리그서는 볼 배합이나 수 싸움 보다는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공에 강점을 갖고 있는 프랑코가 적극적이며 공격적인 패스트볼 위주의 승부를 들어갔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상대 노림수와 상관 없이 힘으로 누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 달라진 투구 내용이 그 증거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프랑코는 패스트볼 구사 비율을 47%로 떨어트린다. 대신 체인지업을 22%에서 31%로 크게 끌어올린다.

메이저리그서는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0.125에 불과했다. 단 1개의 장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패스트볼 피OPS가 0.250에 불과하다.

변화구를 섞어가며 승부하는 프랑코의 패스트볼은 상당한 위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마이너서 보여주지 않았던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한 점도 마이너와는 다른 패턴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제2구종으로 활용하고 있는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다소 높은 것은 걸리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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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의 피칭맵을 살펴봤다.

마이너리그 시절 확실히 패스트볼을 많이 던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있다. 프랑코 같은 광속구 투수들은 보통 하이 패스트볼 비중이 높다. 공이 살아 오르는 듯이 볼 끝을 형성하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코의 패스트볼 피칭맵을 보면 가운데에서 낮은 존으로 많은 공들이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볼의 회전력 자체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는 뜻이 될 수 있다.

스피드는 있지만 회전력이 떨어지면 하이 패스트볼 보다는 낮은 존 공략 비율이 더 높아진다. 피칭맵 상으로는 프랑코의 패스트볼이 여기에 속한다.

빠르기는 하지만 볼 끝까지 묵직하게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체인지업의 경우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많이 눈에 띄었다.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높은 이유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슬라이더도 유인구 보다는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슬라이더의 비중이 제법 높게 형성돼 있었다. 변화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패스트볼의 위력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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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구간 별 피안타율을 보면 프랑코의 패스트볼이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다.

151km~155km 사이에서만 피안타를 허용했을 뿐 그 이상과 그 이하 구속에서는 피안타를 전혀 허용하지 않았다. 역시 변화구를 섞어가며 볼 배합을 가져간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KBO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BO리그서 보기 힘든 패스트볼 구속을 지니고 있는 만큼 변화구 제구만 잘 이뤄진다면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초구와 승부구 선택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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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서는 역시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높았다. 초구와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 모두 패스트볼의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메이저리그에 와선 보다 신중하게 선택을 했다. 초구 패스트볼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다만 승부구를 삼을 때는 역시 패스트볼 구사비율이 높았다. 55%로 마이너리그 시절 보다는 낮았지만 전체적으로는 패스트볼을 꺼내 든 경우가 많았다.

종합해보면 프랑코의 패스트볼은 대단히 매력적인 구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위압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낮게 잘 제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보조 구종인 변화구들의 제구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패스트볼의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있을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서 프랑코의 변화구 제구력에 좀 더 관심을 두고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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