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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협회의 연이은 철퇴, KOVO는 학폭 논란을 어떻게 대처할까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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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V-리그는 지난 10일 여자 배구 최고 스타였던 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불과 사흘 뒤인 13일에는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 심경섭의 중고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에게 행했던 여러 형태의 폭력들은 어린 시절의 철없던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겠다는 자필 사과문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고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매일경제

학교 폭력 논란으로 대한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흥국생명 이다영(왼쪽), 이재영. 사진=MK스포츠 DB


이 과정에서 배구계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논란이 불거진 뒤 소속 구단은 물론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KOVO)까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여론이 들끓자 장고를 거듭했던 흥국생명과 대한배구협회도 학교 폭력 가해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6일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에 대해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대한배구협회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확인된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에서 무기한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학교 폭력 논란 중심에 있는 이재영, 이다영, 송명근, 심경섭 등 4명은 앞으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처리를 놓고 발 빠른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흥국생명과 대한배구협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선수들에게 철퇴를 내렸다.

이제 공은 KOVO로 넘어갔다. KOVO는 이재영, 이다영의 사과문이 발표됐던 지난 10일 선수 심리 치료 및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방안 마련 발표를 제외하고 일체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비판받아 왔다.

KOVO는 일단 16일 오후 학교 폭력 근절 및 예방 방안 논의를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사무총장 주관으로 연맹 자문 변호사와 경기운영본부장, 배구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학교 폭력과 관련된 리그 전체 전수조사 실시 여부를 비롯해 예방대책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건 팬들이 납득할만한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배구팬들이 인성 없이 배구만 잘하는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게 분명해진 만큼 학교 폭력 문제에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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