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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흔적 지운 흥국생명…母 '비선실세' 논란에 박미희 감독 "있을 수 없는 이야기"[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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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6일 인천 계양체육관 주변의 모습. 이재영, 이다영 현수막은 사라졌고, 김연경 등 다른 선수들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인천 | 정다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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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팀의 간판 스타 두 명을 졸지에 상실한 흥국생명은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V리그를 대표하던 스타 이재영, 이다영이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선수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폭탄을 맞았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역대급 라인업을 구축해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는 구상이었지만 내부 불화설이 수면 위로 올라와 분위기가 흐트러졌고, 설상가상 쌍둥이 자매의 과거가 드러나 결국 무기한 출정 정지 징계를 내렸다. 아직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전력 약화로 인해 우승 기회를 놓칠 위기에 몰렸다.

성적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구단과 모기업 평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생겼다. 결국 흥국생명은 가장 먼저 이미지가 망가진 두 선수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인천 계양체육관 정문에서부터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 가로등에 걸려 있던 현수막은 자취를 감췄다. 이들이 사라진 가운데 김연경과 김미연 등 다른 선수들의 얼굴만 볼 수 있었다. 집행했던 지하철, 버스 정류장 광고물도 빠르게 내렸다. 구단 사무국으로 전화를 걸면 나오던 쌍둥이의 목소리도 사라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현수막, 광고물을 빠르게 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많은 분들이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라면서 “연휴가 껴 광고물의 경우 일처리가 조금 늦어졌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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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이 줄을 선 모습.인천 | 정다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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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 분위기도 심란했다.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 등 취재진이 90명 정도 몰리는 등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이례적으로 경기 전 플래시 인터뷰를 위해 방송사 카메라가 취재 라인을 형성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좋은 일이라면 환영하겠지만 부정적인 이슈로 화제를 끈 만큼 V리그와 구단 입장에선 난감하기만 하다. 사실 흥국생명은 선수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지만 쌍둥이의 과거 전적으로 인해 팀도 피해를 입은 처지다. 그럼에도 별다른 핑계도 대지 못하는 게 현재 흥국생명의 상황이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할 말이 있겠나. 사무국으로 전화가 빗발치지만 죄송하다는 말한 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경기 전 흥국생명 선수들도 비교적 차분하고 별 다른 대화 없이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만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침통한 표정으로 “학교 폭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쌍둥이 모친 김경희씨가 훈련장에 출입하고 팀에 개입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당황스럽다. 동네배구가 아니다.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팀은 애들 돌보는 초등학교 아니다”라며 사실과 다른 루머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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