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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학폭 미투'…프로야구계마저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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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에서 시작된 선수들의 학교폭력 이슈가 야구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피해 사실을 밝힌 제보자가 이례적으로 실명까지 밝히며 공론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은 행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로야구 선수 A와 B의 고교 후배 시절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둘 때문에 학교에 나가지 못한 적도 많다"는 글이 올라왔다. 삽시간에 해당 글이 이슈가 되자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왔고 출신 학교(선린인터넷고)와 자신의 실명을 공개했다. 제보자들이 지목한 학폭 가해자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와 LG 트윈스 투수 김대현이다.

내용이 알려지자 소속 구단들은 곧바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지목된 두 선수는 학교폭력 가해 의혹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들은 선수들은 물론 피해 사실을 제기한 후배 선수들과 학교 측 이야기도 듣고 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학교폭력 전력이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구단들도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충분한 조사를 거치겠다는 계획이다.

사건이 '진실 공방'으로 넘어가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소속 구단들은 더욱 난처해졌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처벌 선례가 없었던 프로배구와 달리 야구는 최근까지 닮은 사례가 두 차례나 있었기 때문이다. 제보자들 주장을 입증할 증거나 추가 증언이 쏟아질 경우 가해 행위를 부인한 두 선수에 대한 징계는 철퇴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 학폭 사례는 2017년 8월 터진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과 2020년 8월 NC 다이노스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했던 투수 김유성의 사건이다. 키움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우진에게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반면, 신인 강속구 선발투수를 얻을 수 있었던 NC는 KBO 역사상 처음으로 신인 지명 철회를 선택했다.

이번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당했다고 주장하는 폭력 행위 수위는 앞선 안우진·김유성 사례보다 훨씬 심하다. 피해자가 다수 있었고 성적 수치심까지 유발하는 폭력과 괴롭힘은 지속적이었다. 지목된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 계속 설 수 있으려면 제보자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어야 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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