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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삭스트롬 "7세 때 당한 성추행, 16년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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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그린을 살피는 삭스트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마델레네 삭스트롬(스웨덴)이 어렸을 때 당했던 성추행 사실을 16년 동안 감춰왔다고 털어놨다.

삭스트롬은 22일(한국시간) LPGA투어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일곱 살 때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집주인에게 성추행당했던 아픈 과거를 드러냈다.

가해자는 삭스트롬의 친척은 아니지만, 아주 친하게 지내던 성인이었다.

삭스트롬은 그때 당한 끔찍한 일을 가슴 속에 묻어두고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삭스트롬은 골프로 위안을 얻었다. 골프를 잘하면 행복했다. 가슴 속에 묻어둔 아픔도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끔찍한 기억은 삭스트롬을 내면에서 괴롭혔다.

삭스트롬은 "자신이 쓸모없다고 여기게 됐다. 심지어 다리에 로션도 바르지 못했다. 자신의 몸을 싫어했다. 누군가가 내게 했던 그 일 때문에..."라고 썼다.

2016년 LPGA 시메트라투어에 합류한 삭스트롬은 경기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었던 그의 멘토 로베르트 카를손이 이유를 물었고, 삭스트롬은 카를손에게 16년 전 일어난 끔찍한 사건을 털어놨다.

당시 호텔 방에서 카를손에게 숨겼던 일을 말하면서 삭스트롬은 펑펑 울었다.

"내가 믿었던 사람한테 그런 일을 당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16년 동안 자신을 책망했고 자신을 미워했고 내 몸을 경멸했다. 그게 내 마음을 파괴했다. 늘 악몽에 시달렸고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힘겨웠던 나날을 밝혔다.

16년 묵은 비밀을 털어놓은 삭스트롬은 비로소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마음이 편해졌고 자신의 피부에 손을 대는 게 편해졌다. 경기 때도 훨씬 덜 긴장하게 됐고 경기가 형편없어도 신경질을 내지 않게 됐다.

밝아진 삭스트롬은 그해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둬 2017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지난해 게인브릿지에서 LPGA투어 첫 우승을 거뒀다.

그는 숨겨놨던 아픈 기억을 털어놓은 게 새로운 인생이 열린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삭스트롬은 "내 목소리를 되찾고 내 경험을 공유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내가 겪은 일을 공유하는 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글을 맺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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