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27억원 계약하며 전격 국내 복귀 "아직 실감 안나"
추신수 '텍사스에서 인천으로' |
(영종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댈러스에서 인천까지의 장거리 비행과 공항을 가득 채운 취재진을 보고도 추신수(39)는 "한국행이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16시즌을 뒤로 하고 전격 국내 복귀를 결정해 한국 팬들을 놀라게 한 추신수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추신수는 앞서 메이저리그 8개 구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연봉 27억원에 전격 계약했다.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를 쓴 추신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 검역 절차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신세계 야구단의 '영입 1호'인 추신수는 연고지인 인천의 영문명인 'INCHEON'이 새겨진 흰색 유니폼을 이미 입고 있었다.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빅리그에서 16시즌 동안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천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2009년에는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3할-20홈런-20도루를 기록했고, 2015년에는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입국 후 방역 수칙에 따라 공동 전화 인터뷰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추신수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는 "미국에서 했던 것처럼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뛰겠다"며 "빨리 팬들을 야구장에서 만나고 싶다. 올해 신세계가 나로 인해 더 나은 성적,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추신수 |
-- 입국 소감은.
▲ 20년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정말 잘 믿기지 않는다. 이 시간에는 항상 스프링캠프를 위해서 애리조나에 있었는데, 이 시기에 한국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20년 만에 있는 일이라 와닿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와닿을 듯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
-- 가족을 미국에 두고 왔다.
-- 향후 스케줄은.
▲ 바로 격리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2주 격리 후 팀에 합류한다.
-- SK 와이번스, KBO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왔나.
▲ SK는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우승도 여러 번 했던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신세계 팀이 됐으니 더 잘 이어가길 바라는 바람이다. 이제 KBO리그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트리플A나 더블A 정도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국제대회에서 성적도 잘 나오고, 수준이 올라왔다. 한국프로야구는 처음인데 배우는 자세로 임할 각오다.
-- 메이저리그에서 은퇴식을 못 하고 왔다.
▲ 은퇴식 할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 은퇴식 생각해본 적은 없다. 마지막에 관중이 없던 게 아쉬울 뿐이다.
-- 도쿄올림픽 출전 의향은.
▲ 일단 잘해야 한다. 나갈만한 실력이 돼야만 대표로 나가는 것이다. 섣부르게 말할 수가 없다. 만약 성적이 좋고 실력이 되면 당연히 간다.
추신수에 쏠린 관심 |
-- 개막전에서 이대호와 만난다.
▲ 언제든 친구 보는 건 좋다. 미국에서도 상대해봤는데, 한국이라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SK(신세계) 신분으로 부산에 가는 게, 그리고 다른 유니폼을 입고 방문하는 게 새로울 것 같다.
-- 롯데와 맞붙는 소감은.
▲ 그런 건 없다. 어떤 팀이든 똑같다. 내 소속은 신세계다. 여기서 최선을 다하겠다. 롯데를 보고 야구를 시작하고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신세계 소속 선수이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 한국행 결정 전, 동갑내기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는지.
▲ 정근우하고만 얘기했다. (정)근우랑 정말 친하다. 속마음을 나누는 사이다. '한국에 가려고 하는데 어떠냐' 물어보니 처음에는 우려하더라. 그 점은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점을 더 말해주더라. 자기는 은퇴했지만 너는 새로운 곳에서,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줄 기회가 있어서 좋을 거라고 조언해줬다. 그 말을 들으니 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 선호하는 포지션이나 타순은.
▲ 전혀 없다. 내가 준비되면 외야에서 뛸 것이고. 그 점은 김원형 감독이 결정하시는 거다. 나는 몸만 만들어서 준비할 뿐이다.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뛴 타순이 있다고, 반드시 그 타순에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큰 기대에 부담감은 느끼지 않는지.
▲ 아직 실감도 안 난다. 격리 끝나고 팀에 합류하면 현실로 다가올 듯하다. 설레고, 긴장되는 것은 없다.
-- 팬들에게 한마디.
▲ 팬들께서 오래 기다린 듯하다. 한국에 오기까지 오래 걸렸고, 가족과 상의하고 결정했다. 가족과 힘들게 결정한 만큼 잘한 결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 한 것처럼 준비하고 사랑과 열정을 갖고 할 것이다.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을 보고 싶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중이 얼마나 올지 모르지만, 팬들 앞에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 나로 인해 신세계가 좋은 성적 냈으면 한다.
'유니폼 어떤가요' |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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