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타자 좌익수'
김원형 신세계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추신수의 타순과 포지션이다. "추신수와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그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추신수가 한국에 입국하며 "타순 및 포지션은 감독님이 정해주시는대로 나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원형 신세계 감독이 추신수를 2번 타자로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추신수가 입국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MK스포츠(인천공항)=김영구 기자 |
그렇다면 김원형 감독은 왜 추신수를 2번 좌익수로 배치하려고 마음 먹은 것일까.
우선은 강한 2번 타자를 통해 다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신세계는 공격력 보강은 대단히 막강하게 이뤄졌지만 마운드는 지난해와 똑같은 멤버로 치러야 한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페이스를 보이며 안정감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불펜에선 아직까지 약점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김상수가 보강됐따고는 하지만 나이가 적지 않고 플라이볼 유형의 투수라는 점에서 구장 규모가 적은 문학 구장 적응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김상수는 지난해 문학구장 2경기서 54.00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불펜이 불안할 경우 한 점이라도 더 득점을 하는 야구가 필요하다. 점수를 많이 내며 경기를 운영하다보면 불펜 투수들도 보다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강력한 2번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작전에 의한 세밀한 야구로 점수를 차곡 차곡 쌓는 것 보다는 크게 터트리며 대량 득점을 노리는 야구를 해야 한다.
추신수가 2번에 들어가면 막강한 중심 타선으로 연결이 되며 폭발력이 배가될 수 있다.
앞 타선에 배치될 선수들의 성적 향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추신수의 앞에 기용될 톱 타자들은 반드시 터져줘야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톱 타자로 꼽히는 최지훈은 아직 경험이 많디 않은 선수다. 신세계가 공을 들여 키워야 하는 선수지만 아직 완성도가 떨어진다.
지난해 성적도 타율 0.258, 출루율 0.318에 그쳤다. 톱타자로 키우기 위해 1번에 배치하려고는 하고 있지만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추신수가 최지훈의 뒤에 배치되게 되면 최지훈에게 보다 많은 승부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추신수 앞에 주자를 만들어주고 싶은 배터리는 없기 때문이다.
유인구 보다는 정면 승부가 많아질 수 있다. 최지훈이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공적으로 톱 타자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최지훈이 추신수 우산 효과를 보며 타격 능력을 끌어올리게 되면 SK는 미래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외야수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선 지명타자로 나서게 될 고종욱이 1번 타자로 배치될 수 있다. 그럼 최지훈이 9번에 배치된다.
최지훈과 고종욱이 테이블 세터 역할을 맡게 되고 추신수부터 해결사 모드로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진다. 어쩌면 SK가 짤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일 수도 있다.
고종욱도 추신수의 우산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종욱은 지난해 타율이 0.283까지 떨어졌다. 다시 3할 타율로 복귀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추신수를 의식해 고종욱과도 많은 승부가 들어가게 되면 그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추신수를 중심 타자들과 섞는 것 보다는 그의 앞에 좋은 활약이 필요한 빠른 선수들을 배치해 출루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 김원형 감독의 계산인 셈이다.
'2번 타자 추신수'는 단순한 강한 2번 타자가 아니다. 팀 공격력에 전체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최적의 자리다. 그 자리를 추신수가 성공적으로 메워준다면 신세계 공격력은 더욱 막강해 질 것이다.
추신수가 홈런 몇 개 몇 타점을 올리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김원형 감독이다.
butyou@maekyung.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